시간 개연성, 타백신 비교, 사망자 기저질환 등 고려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정성원 기자 = 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에 대해 인과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17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기자단 설명회에서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혈전증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기저질환이 있던 60대가 2월25일 접종했고 3월6일 사망했는데, 부검 과정에서 육안 소견상 혈전이 있었다.
혈전은 혈관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뜻하고, 혈전증은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혈전색전증은 혈전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 폐나 심장, 뇌와 같은 주요 기관의 혈관을 막는 질환이다.
대학교수 등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의 김중곤 반장은 "종합적으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시간적 개연성이 낮다고 판단했고,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다른 백신에서도 예방접종과 혈전 발생 간 관계가 없다는 최종 결과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반장은 "해당 환자가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었고, 의무기록 상 다른 사망원인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어서 예방접종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며 "개인의 상세한 질환과 임상 결과를 말할 수 없다는 점 양해해달라. 기저질환과 호흡곤란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언급해달라"고 말했다.
김 반장은 "이 같은 이유로 백신 접종과 혈전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물론 부검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나오고 특이사항이 있다면 재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사망 의심신고 16명 중 7명에 대해 부검이 진행 중이다.
박 팀장은 "2016년에 발표된 해외 자료를 바탕으로 하면, 인구 10만명당 100명 이상 혈전 발생률을 보인다고 알려져있다"며 "연령이 올라갈수록 혈전 발생은 더 늘어나는데 80대가 되면 10만명당 500명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혈전은 특이한 질병 상태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현상"이라며 "장기간 앉아있거나 오랜 시간 누워서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도 잘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김 반장은 "탈수가 되거나 담배를 필 경우, 부정맥 등 심장질환이 있을 경우, 약물 복용, 특히 피임약 복용 시 혈전이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백신으로 생기는 특별한 질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혈전이 왜 생기느냐에 대해선 백신 외에 워낙 많은 이유가 있어 백신만을 따로 꼬집어 따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백신과 혈전 생성 간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근거에 대한 질문에 "의학적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 분들에 대한 평가를 위한 접근법은 역학적, 실험실적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실험실적 평가는 특정 반응이 있을 때 기대되는 반응이 일어나는지 보는 거고, 역학적으로는 특정 조건에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발생률을 비교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며 "접종자 중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혈전증 발생 비율이 높다는 보고가 현재까진 없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예방접종과 관련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반장은 "현재로서는 혈전 발생과 코로나19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하나도 없어서 현재는 인정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투석 환자의 접종에 대해 "투석하는 분은 혈전이 잘 생겨 항응고제를 투여하고 있다"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 상황에서는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출혈이 안 생기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접종을 하는 게 더 이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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