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로 확산하는 투기 의혹…전수조사·특검, 돌파구 될까

기사등록 2021/03/13 05:00:00

與 의원 투기 의혹 잇따라…野 "뒤로 주머니 채워"

보궐선거 위기감에 국회의원 전수조사+특검 제안

"특검으로 여권에 유리한 여론 형성되진 않을 것"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경찰이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100억 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투기 의혹을 제기, LH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직원 12명을 직무배제 조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2021.03.0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경찰이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LH 임직원 10여명이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100억 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투기 의혹을 제기, LH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직원 12명을 직무배제 조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의 모습. 2021.03.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사태가 정치권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는 와중에 국회의원 전수조사와 특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야권의 '권력형 게이트' 공세 속에서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LH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다고 벼르고 있으나 공교롭게도 연일 민주당 의원과 그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수세에 몰렸다.

양이원영 의원 모친의 광명 신도시 인근 임야(66㎡) 쪼개기 매입, 김경만 의원 배우자의 시흥시 임야(165㎡) 쪼개기 매입, 김주영 의원 부친의 화성시 임야(495㎡) 지분 쪼개기 매입, 윤재갑 의원 부인의 평택시 전답(33㎡) 지분 쪼개기 매입 등이 잇따라 드러났다.

도마 위에 오른 의원들은 가족들의 토지 지분 매입이 신도시 지정을 염두에 두고 산 것이 아니라는 해명과 함께 신속한 매각과 매각대금 기부를 약속했으나 이들을 대하는 여론은 싸늘하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경우 2015년 10월에 매입한 화성시 임야(3492㎡)가 논란이 됐다. 양 의원은 삼성 임원으로 승진할 때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지으려는 생각으로 샀다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영석 의원은 경기도의원이던 지난 2015년에 부천시 소재 토지(438㎡)와 근린생활시설(175㎡)을 매입했다.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인근이다.

여당 의원의 투기 의혹은 국민의힘이 "서민들을 주거 난민으로 내몰고, 무주택자와 유주택자를 편 가르기 하던 여당이 뒤로는 자신들과 그 가족들의 주머니를 채울 확실한 보증수표를 쥐고 있었던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

정부 합동조사단(합조단) 발표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1차 조사가 공직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투기 의심 사례가 20명뿐이라는 발표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불신만 더 키웠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2. [email protected]
결국 민주당은 초강수를 뒀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제안했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단호한 대처'를 촉구하며 특검을 건의하자 이를 수용했다. 그리고 곧바로 야당에 특검을 제안했다.

전수조사에 특검까지 제안한 것은 강력한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걸린 4·7 재보궐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피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정부 수사 (진행) 이후에 특검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전수조사 제안에 대해서도 "민주당 소속 책임 있는 사람부터 하라"고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특검과 전수조사 제안을 수용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진상규명에 소극적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다만 국회의원 전수조사와 특검 요구가 관철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 해결 의지와 진정성은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겠지만 공직자 비위 사건에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특검으로 여권에 유리한 여론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특검에서 1차 수사 결과보다 더 많은 사례가 드러나면 이전의 정부 대응이 미진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현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공정'을 언급했기 때문에 공직자 비리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 이슈는 다음 달 재보궐선거까지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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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3/13 05: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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