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2천명 늘린다면서 복지는 시도간 천차만별…형평성 논란

기사등록 2021/02/05 13:29:51

대구·광주 등 9개 시·도 생명보험 가입 제외

세월호 참사 후 7년이 다 되도록 개선 안돼

병원비 등 실비보험도 14개 시·도서 미적용

"최소한의 안전 보장받도록 교육부 나서야"

[서울=뉴시스]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1.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3월 새 학기 등교 확대를 위해 과밀학급에 정원 외 기간제 교사 2000명을 새로 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계에선 기간제 교사 처우가 시·도마다 천차만별이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간제특별위원회(전교조 기간제특위)로부터 입수한 '2020년 전국 시·도교육청 맞춤형 복지제도 지침 분석' 결과에 따르면 17개 지역 중 강원·경남·광주·대구·대전·세종·전남·전북·제주 9개 지역은 기간제 교사에게 생명·상해보험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맞춤형 복지제도'는 공무원에게 복지점수를 부여하고, 본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혜택을 선택하게 한다. 생명·상해보험이나 입원의료비 보장보험(실비보험) 등이 포함된다. 각 교육청은 소속 공무원을 생명·상해보험에 반드시 가입시켜야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기간제 교사였던 고(故) 김초원 씨가 구조활동 끝에 숨지자 생명보험 가입 차별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한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일부 지역은 기간제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 보험 혜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으나 9개 시·도는 7년이 다 되도록 개선하지 않은 것이다. 보험을 적용하는 지역도 보장액수가 제각각이다. 경기·인천 등 6개 시·도는 생명·상해보험 보장액수가 1억원인데 반해 경북은 기간제 교사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일 때 최저보장 수준이며, 서울은 5000만원이다.

기간제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다쳤을 때 병원비와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실비보험 혜택은 더 적다. 경북·부산·서울을 제외한 14개 시·도가 기간제 교사에게 실비보험 혜택을 주지 않는다.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6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 기간제교사 순직인정 촉구 소송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희생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씨(오른쪽 다섯 번째)가 발언 중 잠시 울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6.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6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 기간제교사 순직인정 촉구 소송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희생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씨(오른쪽 다섯 번째)가 발언 중 잠시 울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6.06.28. [email protected]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해 12월3일 충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이 계약기간 1년 이상인 기간제 교사에게 맞춤형 복지 점수가 정교사보다 적은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기간제 교사가 정규교원의 일시적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임용시험 없이 한시 임용되지만, 길게는 4년에 걸쳐 담임 업무를 맡기 때문에 정교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복지 혜택 차별과 지역 간 차이로 인해 실제 기간제 교사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다른 시·도로 학교를 옮긴 충청권 기간제 교사 A(40대)씨는 "맞춤형 복지 포인트 점수가 지역을 옮기면서 2점이 줄었고, 지역을 옮겼다는 이유로 1~2월 정근수당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다른 기간제 교사 B(50대)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병원에 1주일 입원했으나, 실비보험 혜택 적용 대상이 아니라 병원비 82만원을 사비로 지출해야만 했다.

B씨는 "병가를 연장하려면 수업 준비를 할 사람이 없어서 병원에 입원해서도 원격수업 자료를 만들어 학교로 제출했다"며 "정교사는 맞춤형 복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기간제 교사는 해당 없다'는 말을 듣고 인간적으로 모독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오는 3월 새 학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등교 확대를 위해 이처럼 처우가 열악한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약 2000명을 추가 임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기간제 교사들의 경우 업무 과정에서 질병에 걸리거나 목숨이 위험해지더라도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를 낳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교사와 차별 없이 보험 가입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교조 기간제특위 김덕영 정책국장은 "세월호 참사 때 모든 교육 기관이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아직 관련 보험 적용 여부조차 시·도교육청별로 천차만별"이라며 "각 시·도교육청과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보험과 처우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매년 상·하반기에 격차를 줄이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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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2천명 늘린다면서 복지는 시도간 천차만별…형평성 논란

기사등록 2021/02/05 13:29:5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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