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지난 8월 예배서 "온라인 예배는 가짜다"
교인 연쇄 감염 공포·방역당국 엄포에 검사자 급증세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지역 코로나19 집단 감염원으로 떠오른 안디옥교회에서 담임 목사를 비롯한 6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당초 저조했던 교인 대상 전수 검사는 밤사이 진척이 빨라져 현재까지 455명이 검체 채취를 마쳤다.
교회 내 연쇄 감염에 따른 공포와 방역당국의 강경 대응 방침이 크게 작용, 검사를 받는 교인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광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안디옥교회(서구 쌍촌동) 내 집단 감염으로 분류된 확진자는 60명을 넘어섰다.
교인인 1516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 25일 이후 나흘 만에 폭발적인 증가세다.
관련 확진자 중에는 교회 담임 목사 A씨도 포함돼 있다. 지역 1736번째 감염으로 확인됐다.
담임목사 A씨는 지난해 8월 말 방역 지침을 어기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 교회 문을 닫은 목사들은 나쁘다. 주일 낮 예배에 따라 기독교인 여부가 분별되는 만큼 온라인 예배는 가짜다"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안디옥교회는 2000석 규모의 예배당을 갖춘 대형 교회다. 교인 수에 대해선 방역당국과 교회 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방역당국은 1200여 명 규모로 파악하고 있으나, 교회 측은 등록명부를 들어 800여 명, 실제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은 550여 명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안디옥교회와 다양한 접점이 확인된 광주 TCS국제학교에서 '세 자릿수' 확진자가 폭증한 것을 계기로 지난 27일부터 교인 전수 검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TCS국제학교 집단감염과 연관성이 있는 부목사(1652번째 확진)가 설교를 한 이달 24일 주일 예배(1~5부) 참석자 553명 명단을 확보, 중복 참석자를 제외한 400여 명에 대해 검사를 통보했다.
첫날인 27일에는 175명 만이 검사에 응했고, 전날 오후 4시까지 검체를 채취한 교인 240명에 불과했다. 교인 신분을 숨기고 익명 진단 검사를 받은 교인까지 더하면 360여 명까지 검사를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광주시가 전날 오후 10시까지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교인 전체 명단 제출 및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을 발령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검사자가 급증했다.
평소 친분이 깊던 교인 사이에서 줄줄이 확진자가 나오자, 교인 집단 내 감염 공포에 따른 동요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까지 검체를 채취한 교인은 455명이다. 검사 장소별 검체 채취 교인 수는 ▲서구보건소(교회 관할) 303명 ▲시 선별검사소 98명 ▲타 자치구 보건소 54명 등이었다.
개별 의료 기관을 방문, 검사를 받은 교인은 정확한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안디옥교회 관련 검체는 22건이다.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누적 확진자를 제외한 370여 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바이러스 잠복기 이후 뒤늦게 감염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다.
안디옥교회 관련 감염은 n차 전파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날 화순·보성 등 전남 지역에서도 교회 관련 확진자가 나왔고, 동구 모 교회에서도 종교적 교류를 통해 추가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디옥교회 관련 구체적인 감염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안디옥교회 목회자·교인 일부가 광주TCS 국제학교 합숙 교육에 직·간접 참여한 정황은 확인됐다.
안디옥교회 부목사(광주 1652번째 확진자)의 자녀(1639번째 감염)가 광주TCS 국제학교 내 합숙 교육에 참여했다. 또 IM선교회 관련 비합숙 교육 시설인 개소를 앞둔 '안디옥 트리니티 CAS'와도 연관이 깊다.
TCS 국제학교 관련 확진자로 분류된 부목사는 지난 24일 5차례로 나눠 진행한 예배 중 설교자로 나섰다. 해당 예배에는 교인들이 100여 명 단위로 시간 간격을 두고 예배를 봤다. 방역 지침 상 대면 예배시 실내 좌석수 20% 인원 제한은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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