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미국에 대조선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핵무력 완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을 원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11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은 VOA와 대담에서 "김 위원장은 강경책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미국이 주적이고 핵무기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핵 국가로서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싶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를 할 의향이 없다고 말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군축 협상에 들어가고 싶어할 수 있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제한협상(SALT)을 통해 핵 협상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고 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박외교에 기반한 정치전쟁 전략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결국 8차 당 대회를 통한 단기적인 목표는 제재 완화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와 목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외교협회 한미정책국장인 스콧 스나이더도 VOA에 "맥스웰 연구원 말처럼 이런 역량을 잠재적인 협상 지렛대로 이용해서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으로 바꾸려 하는 것 같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틀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 험난할 것이고 매우 관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남북 관계 관련) 발언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 정도를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드러냈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가 얼마나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한국 사회 내 균열과 한국과 미국 사이에 균열을 내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시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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