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넘어북한] 바이든 집권하면, 북미관계는? '예상 시나리오5'

기사등록 2020/11/06 18:45:35

미 대선에서 한미동맹 강조한 바이든 후보 당선 유력

핵무장 포기 없는 북한과의 관계, 한반도,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 관심 급증

북미관계를 보는 5가지 시각 정리

【서울=뉴시스】강영진 박수성 기자 = 지난 11월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러 언론 매체들은 각 분야별 분석과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창넘어 북한>에서는 당선이 유력한 바이든 후보가 집권하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에 초점을 두고 5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해 봤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뉴시스 북한팀 박수성입니다.

오늘은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을 전제로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최근 연합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매우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200만 명에 달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새 대통령이 한미동맹과 한국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지만 우리의 관심은 오히려 북미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한사코 핵무장을 추구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에 큰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북한에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할지, 과연 기존의 흐름을 반전시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한 겁니다. 

모든 국내 언론들이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창넘어 북한에서도 또 하나의 전망을 내놓는 것이 적절할 지를 잠시 고민했습니다. 별로 새로운 얘기를 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전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창넘어 북한을 고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라는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말입니다. 

북미관계를 전망하는 시각을 다섯가지의 시나리오로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 시나리오는 바이든 후보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 부통령 등을 역임해 외교에 안목이 높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분석입니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 등에서 밝힌 입장들을 주로 감안했습니다. 한마디로 점진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원칙론적인 외교 방법론을 지키면서 북미간 신뢰구축, 실무협상을 하면서 진전이 있을 경우 정상회담 등의 상향식 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방식을 추구할 것이라는 거죠. 가장 많이 나오는 분석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좀 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완전히 틀을 갖추는데 걸리는 시간 만도 최소한 6개월이고 그 정부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확정해 추진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 5월이고 대통령 선거는 그보다 두 달 전쯤 치러질 전망입니다. 한미가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하기까지 남아 있는 시간이 지금부터 계산해도 1년 남짓입니다. 그런데 바이든 정부가 새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기가 내년 하반기라면 한미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몇 달 안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미 사이에 의견 조율이 필요한 일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도 시간이 짧은데 아시다시피 한미 간에는 견해차가 보이는 사안들이 적지 않습니다. 종전선언, 주한미군 주둔비용,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 등등 이견을 조율하는 일만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부족할 정도입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첫 번째 시나리오와는 정반대입니다. 북한의 핵무장이 미국의 안보에 주는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미국이 코로나 19의 대처와 인종 간 갈등 치유 등 국내문제에 매몰돼 북핵문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섞인 분석입니다.
 
그런데 역시 걸림돌이 큽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치 않고 북한을 비핵화로 강하게 이끌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중미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나 미국이 모두 상대와의 직접 협상보다는 한국을 중재자로 삼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리 정부 주변에서는 상황을 이런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서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북한도 바이든 정부에 대한 정책을 세우는데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전제로 합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간보기를 하는 시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그동안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미국이나 북한 모두 어느 정도 우리에게 맡겨두려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지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우리 정부의 이런 노력을 얼마나 존중할지, 또 미국은 어떨지 아직 불확실합니다. 1년 반 전 일이지만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우리 정부를 향해 퉁바리를 준 일이 떠오르네요. 

네 번째 시나리오는 종전선언 문제로 인해 한미 간에 견해차가 심각해지면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트럼프 정부보다 바이든 정부는 더 꼼꼼하게 한미동맹과 종전선언의 상관관계를 따져볼 것이라는 의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을 바이든 정부가 문제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 대목은 트럼프 정부조차도 종전선언이 동맹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는 아이디어는 북한이 미국에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 밝힌 입장을 반영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가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미 군사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뜻하는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말입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대응 전략전술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는 관점입니다. 미국은 공화당 정부보다 오히려 민주당 정부가 핵확산 방지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북한의 핵무장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의지를 강하게 만들고 있어서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핵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주장입니다. 기존의 ‘확장억제’ 전략만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의지를 잠재울 수 없기에 새로운 대북 핵억지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새 정책을 수립한다고 해서 미국이 북한과 외교적 핵협상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시나리오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걸 의미합니다. 장기적인 해결책일 수도 있지만 단기, 중기적으로는 동북아시아에 오히려 긴장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최근 미국의 핵확산 억제 전문가가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무관하게 군사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핵능력 강화로 발생한 새로운 문제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논문을 바탕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다음번에는 이 논문의 내용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창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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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넘어북한] 바이든 집권하면, 북미관계는? '예상 시나리오5'

기사등록 2020/11/06 18:45:3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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