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후 국내발생 100명 안팎으로 증가…"11월 유행 초입일지도"

기사등록 2020/10/31 06:00:00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 집중됐던 집단감염

골프 등 각종 모임, 사우나, 학교, 직장 등 동시다발

'당국 추적·억제보다 감염전파 속도 빠르다'는 정부

전문가 "가을~겨울, 바이러스 오래살고 실내활동↑"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진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0.10.29. bjko@newsi.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의료진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0.10.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로 전환한 이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명 안팎으로 발생한 날이 18일 중 7일이었다.

특히 1단계 하향 직후 50명 안팎에서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집단감염으로 급증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각종 모임이나 사우나 등 일상 생활을 통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과 전문가 모두 11월 유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발생 확진 환자 수는 최근 3일 연속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8월 유행 이후 추석 특별방역기간까지 한달 넘게 이어온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1단계로 조정한 12일 이후 국내 발생 추이는 최하 41명부터 최고 138명까지 다양했다. 

12일 확진된 환자가 반영되는 13일부터 0시 기준 국내 발생 일일 확진자 수는 69명→53명→95명→41명→62명→71명→50명→41명→57명→104명→138명→66명→50명→94명→72명→96명→106명→93명 등이다.

하루 50명 안팎에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면서 100명 안팎으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18일 중 3일은 세자릿수(22일 104명, 23일 138명, 29일 106명)였다. 여기에 90명대로 집계된 4일(15일 95명, 26일 94명, 28일 96명, 30일 93명)을 더하면 총 7일 100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주 26~30일 5일간은 국내 발생 확진 환자가 하루 평균 92.2명으로 수도권에서 73.4명, 비수도권에서 18.8명씩 확인됐다. 이는 거리 두기 1단계 전환 이후 같은 평일 기간인 12~16일 65.4명, 19~23일 78명에 이어 증가한 숫자다.

확진된 환자들의 감염 경로를 보면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최근과 그 이전은 발생 양상이 다소 다르다.

앞서 확진 환자가 100명 안팎으로 증가했던 날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하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재활병원 등의 집단감염과 관련이 있었다.
     
거리 두기 1단계 이후 부산 해뜨락요양병원(13일, 괄호 안은 지표환자 확진일), 경기 광주 SRC재활병원(16일),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22일), 경기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21일) 등에서 확진 환자 발생하고 종사자나 입원 환자·이용자 등이 전수 검사에서 다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차를 두고 통계에 반영됐다.

감염 취약시설 집단감염으로 격리자 중 추가 환자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여주 장애인복지시설 사례가 반영된 26일 이후부터 국내 발생 확진자 급증은 이들 취약시설에서의 새로운 감염이 아니라 각종 모임 등 시설 밖 지역사회 감염 영향이 크다.

100명 안팎인 28~30일 최근 3일간 주요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감염 취약시설 외에 용인시 동문 골프모임(54명, 괄호 안은 30일 낮 12시 기준 확진자 수), 서울 강남구 럭키사우나(28명), 서울 구로구 일가족(46명), 서울 강남·서초 지인모임(31명), 서울 은평구 방문교사 관련(13명), 포천 추산초등학교(16명), 강원 원주시 일가족(31명), 대구예수중심교회(22명) 등 각종 모임과 사우나, 학교, 교회 등 일상과 밀접한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거듭 '언제 어디서든 유행이 번질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의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요양병원과 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뿐 아니라 가족·지인 모임과 직장 등 일상 생활과 밀접한 공간에서 전파가 확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고 최근 경향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감염의 확산 양상 자체가 1~2군데의 특정한 위험시설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보다는 요양병원·시설, 노래방, 콜센터, 학원, 음식점, 실내체육시설 등 이미 위험성이 알려진 다중이용시설과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모임이나 식사를 하는 가운데에서 지인들 간의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며 개인 차원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을 넘어 서둘러 유행을 억제해야 할 유행 초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 2~3월 대구·경북과 5~6월 이태원 클럽, 8월10일 이후 유행 등 3번의 유행파가 있었고 4번째 유행파 초입에서 폭발 직전이라고 판단한다"며 "최근 2주간 확진자 수가 70명이 넘게 늘고 있는데 각종 지표들이 4차 유행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방역당국의 추적 및 억제 속도보다 감염 전파 속도가 약간 빠른 상황이라고 최근 확산세를 판단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여름이라는 무덥고 습도가 높으며 사람들이 실내보다 실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8월 3차 유행 때와 달리 지그은 추운 날씨와 건조한 습도,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고 사람들이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겨울"이라며 "무증상 내지 경증으로 진단이 안되는 부분을 감안하면 지금 100명 전후 확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아직은 급격한 대규모 확산은 억제하고 있으나 언제 어디서든 유행이 다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민들께서 일상과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지속 가능한 방역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생활방역을 위해 힘써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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