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만원대 지켜냈으나 한 때 19만원 밑으로
"방탄소년단 가치 고려해도 공모가 고평가됐어"
[서울=뉴시스] 김제이 이승주 기자 = 하반기 대어급 IPO로 지목된 빅히트가 상장 첫날에 이어 둘째 날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따상(공모가 2배 상장 후 상한가)35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틀만에 20만원대로 급락했다. 빅히트는 동종 업계대비 높은 공모가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고가 논란이 불거졌었다.
16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전일 대비 5만7500원(22.29%) 내린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빅히트는 전일 대비 5000원(1.94%) 내린 25만3000원에 개장했다. 이후 낙폭을 키우며 점차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며 장 중 한때 19만9000원까지 떨어지기 하며 20만원 밑에서 가격을 형성하기도 했다.
최근 대어급으로 주목받는 기업의 경우 상장 후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지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빅히트는 앞선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처럼 상장 첫날 상한가를 유지하지 못한 채 마감하자 전날 매물을 출회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이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빅히트의 주가 하락은 개인들의 대량 매도세와 외국인의 '팔자'가 동반하면서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관은 이들이 출회한 매물을 순매수하며 이날 빅히트는 기관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이날 외국인은 빅히트를 23억원(잠정)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24억원(잠정)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상장사 기준 역대금 증거금을 모은 빅히트는 전날 공모가 대비 2배 가격인 27만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즉시 상한가에 도달하는 '따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한가(30%) 진입 후 즉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초가 대비 4.4% 내린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약세하며 이날 빅히트는 코스피 시가 총액 38위로 마감했다. 시총은 6조7862억원이다. 전날 빅히트는 상한가 기준 시가총액이 11조원대로 늘어나며 시총 순위 27위까지 단숨에 올라섰지만 주가가 내리며 종가 기준으로는 33위로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 시총은 8조7323억원이다.
엔터 기대주 빅히트의 약세에는 공모가 산정 당시 동종업계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것이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이유로 상장 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장 첫날 최고가였던 35만1000원 기준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약 11조8800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JYP,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등 엔터 3사 합산 시총의 4배를 넘어간다.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냈다는 빅히트의 잠재적 기업가치를 고려하더라도 동종업계 대비 너무 높다는 평가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강점은 글로벌 탑급 아티스트 BTS가 계약된 회사란 점이고 약점은 BTS 매출이 회사의 사실상 전부라는 점"이라며 "BTS 가치는 빅히트가 아닌 BTS 스스로 귀속된 것으로 타사 대비 프리미엄을 무한 확장시키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앞서 하반기 대어들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상한가로 마감한 뒤 연이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은 청약률 323대 1에 증거금 30조9889억원, 상장 후 '따상상상(따상+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다.
앞서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통합경쟁률 606.97대 1을 기록하고 증거금 58조4236억원이 걷히면서 코스피 기준 역대 최대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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