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새 총리 지명에도 반정부 시위 지속…"지명자도 기득권"

기사등록 2020/09/02 12:13:02

[베이루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의회 광장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레바논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정부를 향해 "향후 3개월 이내에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사회 지원은 없다"라고 거듭 개혁을 촉구했다. 2020.09.02.
[베이루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의회 광장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레바논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정부를 향해 "향후 3개월 이내에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사회 지원은 없다"라고 거듭 개혁을 촉구했다. 2020.09.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레바논 정치세력들이 무스타파 아디브 주(駐)독일 대사를 새 총리로 지명했지만 반(反)정부 시위는 멈추지 않고 있다.

1일(현지시간) 레바논 국영 NNA통신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 위치한 의회 앞에 모여 청사 경비를 맡은 보안군에게 투석을 하며 대치했다. 시위대는 한동안 대치 끝에 보안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강제 해산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레바논 유명 가수인 페이루즈를 비공개로 만나는 자리를 찾아가 "아디브는 (개혁을) 할 수 없다", "우리는 나와프 살람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불만을 토로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베이루트 폭발 참사 현장을 찾아 레바논의 개혁과 부패 척결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레바논의 구세주로 치켜세워졌다.

레바논은 내전과 집권층의 만연한 부패와 무능 등으로 경제가 사실상 파탄이 난 상태다. 사드 하리리와 하산 디아브 등 전임 총리들은 부패와 무능, 대규모 폭발 참사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떠밀려 잇따라 낙마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아디브 지명자도 척결돼야 할 정치 기득권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지난달 31일 베이루트 폭발 참사 현장을 찾은 아디브를 향해 "당신은 지배 계급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외쳤고, 아디브가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아디브는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주독 대사를 지냈다. 과거 전직 총리인 나지브 미카티 총리의 고문을 역임했고 2005~2006년 레바논 선거법 개정 위원회에 참가했다. 법과 정치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아디브는 한때 레바논과 프랑스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국제사법재판소(ICJ) 판사 나와프 살람을 지지하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살람은 마론파 기독교와 수니파 이슬람, 시아파 이슬람이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레바논 정치권을 혁파하고 비종교적인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의회에서 이뤄진 총리 후보 지명 투표에 반정부시위를 주도해온 시민사회 단체와 야권 연합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레바논 최대 정파인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레바논 수니파 최대 정파인 미래운동 등의 사전 추대를 받은 아디브에게 패배했다.

폴리티코는 살람이 의회가 아닌 반정부 시위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총리가 됐더라도 레바논 의회 다수를 점한 헤즈볼라의 견제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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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새 총리 지명에도 반정부 시위 지속…"지명자도 기득권"

기사등록 2020/09/02 12:13: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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