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호영 '18개 상임위 다 가져라'에 "그러곤 싶지만…"(종합)

기사등록 2020/06/22 17:23:38

민주당 "인내에 한계 있다…3차 추경 이달 처리"

"野, 독선·독재 공격 소지…여론 부담" 지도부 우려

단독 선출 여론 '잘 했다' 52.4%…與 강경론 꿈틀

3차 추경 처리 후 사임 '원포인트' 상임위원장 주장

"금주중 협조 안하면 예결위 혹은 전부 다 뽑자"

'주호영 복귀 안 할 수도'에 與 격분 "참을만큼 참아"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0.06.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0.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남희 기자 = 야당의 21대 국회 원구성 벼랑끝 전술에 더불어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8개 상임위원회 포기를 선언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여당은 일단 '협상이 우선'이란 입장이나 당내에선 원포인트 전(全) 상임위원장 선출 목소리가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더욱이 칩거 중인 주 원내대표의 복귀 여부가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여당내 강경 기류는 시시각각 확산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인내에 한계가 있다. 민주당 인내의 한계가 아니라 국민의 인내에 한계가 있다"며 "이번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다음주에 3차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해야 한다. 이는 양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통합당을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3차 추경에 대해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특별 민생 추경이다.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신속한 통과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겠다. 반드시 6월 국회 내에 심사를 완료해 7월에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협조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원칙적인 마음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의 '여당 상임위 독식' 제안에 대해선 "진짜 18개를 다 가져가라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전 상임위를 다 가져가는 것에 신중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정 시간을 줬음에도 코로나 상황에서 3차 추경 처리에 보탬이 안되고 계속 버티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낸 반면, 또다른 참석자는 "국민적 공감을 얻어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지도부내 신중론의 배경에는 18개 상임위 석권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全) 상임위를 내준 통합당이 사안마다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할 경우 '독배'가 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요컨대 주 원내대표의 '전 상임위 포기'는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기 보다는 벼랑끝 전술에 가깝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6.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6.19.  [email protected]

여기에 코로나 경제 악화에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안보 위기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초당적 대응을 호소해온 여당이 야당을 배제한 단독 선출을 강행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여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2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대비 4.8%포인트 내린 53.4%로 나타났고, 부정평가는 41.8%로 다시 40%대로 진입했다. 남북관계 긴장 기류 영향을 받으며 순식간에 총선 이전 지지율로 회귀한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뉴시스에 "18개 상임위 전체를 다 가져오면 그에 대해 사안마다 '독재와 독선을 한 결과'라고 야당이 계속 공격을 할 것"이라며 "우리가 너무 큰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서 여당이 책임 있게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지난 1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6개 상임위원장 범여권 단독 선출에 대한 국민 여론은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52.4%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 37.5%보다 우세했다.

민주당 내에선 한시적으로 예결위를 비롯한 전 상임위원장을 뽑아 3차 추경을 처리한 후 야당 몫 위원장은 사임시키는 '원포인트' 선출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원내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주까지 원구성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예결위원장을 원포인트로 이번 추경까지만 선출해서 진행해야할 것 같다"며 "다른 상임위도 간사(내정자)를 중심으로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2020.06.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2020.06.15.  [email protected]

예결위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에 "현장이 급박한 상황인 만큼 추경은 무조건 이달 내로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상임위원장을 다 임시로라도 선출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내 강경론 부상에는 청와대의 3차 추경 6월 중 처리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예결위를 밤낮없이 주말까지 가동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이달내 추경을 처리하려면 이번주내 상임위 구성을 끝마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이 추경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고 여야 이견도 크지 않은 상황인데, 추경안의 6월 통과가 무산돼선 안된다"면서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내주 추경 처리가 가능은 하다. 문제는 (야당) 저쪽이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통합당은 시간이 자기들 편이 됐으니 마음을 비우는 양 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고 탄식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20.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20.06.21.  [email protected]

그러나 통합당이 주호영 원내대표 복귀 시점을 놓고 모호한 입장으로 선회하는 등 이번주내 복귀가 모호해지자 민주당 지도부도 점차 강경책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찬 간담회에서 주 원내대표의 25일 복귀를 공언한 상태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는 통합당이 국회에 복귀할 것처럼 말하더니 오늘은 또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한 것으로 안다"며 "참석자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분위기가 강하고, 추경과 원구성 마무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선택은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에 기자들이 '불가피한 선택이 18개 전 상임위 선출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강 수석대변인은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어제 (복귀) 한다고 했다가 오늘 안 한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주다. 이번주에는 정상화 하겠다는 것"이라며 "(통합당) 그쪽에서 와야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에둘러 복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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