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확진자 이태원 게이클럽 동선 공개 '아웃팅' 논란

기사등록 2020/05/07 16:31:34

최종수정 2020/05/07 16:45:03

용인 확진자, 동선공개서 게이클럽 방문 사실 알려져

성소수자단체 "성소수자 아웃팅은 개인 사생활 침해"

일부 반론…"사회적 거리두기 어긴 것은 개인의 잘못"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2020.05.07.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2020.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경기도 용인시 2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공개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벌어졌다.

해당 확진자가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게이클럽에 다녀갔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자연스레 '아웃팅(강제로 성소수자임이 밝혀지는 일)'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단체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아웃팅"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기에 클럽에 간 것은 명확한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 66번째 코로나19 확진자 A(29)씨의 아웃팅은 용인시의 동선공개 과정에서 알려졌다. 용인시는 7일 해당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며 이달 1일 23시부터 2일 4시40분까지 이태원에 있는 클럽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클럽이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해당 확진자가 클럽을 방문했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동선이 공개됐고, 그 클럽이 게이클럽임이 알려지면서 아웃팅을 하게 됐다. 현재 해당 클럽의 SNS에는 게시물이 삭제됐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였다.

성소수자 단체는 확진자의 의도와는 관계 없이 아웃팅 된 것에 대해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고 비판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성소수자인권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 방역과 상관 없는 확진자의 신상명세가 노출됐다"며 "기사들은 확진자의 나이와 지역, 동선 뿐 아니라 직장의 위치와 직종을 공개하고 방역정보와 아무 상관 없이 확진자가 지나간 장소로 게이클럽을 굳이 명명하고 상호까지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성소수자인권연대는 "방역장소를 이야기하기보다 개인의 동선을 중심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그를 아웃팅하며 사회에 노출시키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성소수자 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며 "'게이클럽'을 부각시키고 확진자의 거주지와 직장, 직업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과도한 정보를 담아 해당 기사를 보도했다"며 "개인의 아우팅과 함께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했다"고 꼬집었다.

해당 단체는 "결국 아웃팅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해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위축시키고 방역망 밖으로 숨어들게 할 뿐"이라며 "그간 우리 사회가 어렵게 세워놓은 기준과 교훈들을 무시한다는 점에서도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던 시기인 만큼 개인의 잘못도 일정 부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시에서도 정확한 동선 공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시기에 클럽에 간 것은 분명 본인의 잘못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데 이런 인권침해에 대해 그동안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며 "2~3월처럼 정신이 없었던 시기에서 조금 벗어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공개에 대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용인 확진자 이태원 게이클럽 동선 공개 '아웃팅' 논란

기사등록 2020/05/07 16:31:34 최초수정 2020/05/07 16:45:03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