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6일 오후 서초사옥서 기자회견 개최
메르스 사태 이후 5년만에 직접 회견 열고 사과 나서
"오래전부터 생각…자녀에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
"더 이상 삼성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 나오지 않을 것"
4세 경영 사라지는 삼성…전문경영인 체제 등 가능성
준법위 "정기회의서 이재용 사과문 관련한 입장 정리"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06/NISI20200506_0016306587_web.jpg?rnd=20200506154510)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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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고은결 이종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5년 만에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경영권 승계 문제를 사과하는 한편,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예상 외의 '파격 발표'를 했다.또한 더 이상 삼성 내에서 '무노조 경영'은 없을 것이며 노사 관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삼성의 성장을 견인한 강력한 '오너십'과 '무노조 원칙'이 모두 사라진 한편, 경영권 승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아이들에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오래전부터 생각해"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승계 문제 등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채, 어두운 표정으로 회견장 내 단상 앞에 섰다.
이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법과 윤리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와 공감하고 소통하는데도 부족함이 있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따갑다"라며 "저의 잘못이다. 사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단상 옆으로 나와 한 차례 고개 숙여 사과하고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라며 경영권 승계 문제와 노조 문제와 관련해 언급했다.
우선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 삼성에버랜드 삼성SDS에 관해 비난 받았다"라며 "최근에는 승계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한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법을 어기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 받을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 가치 높이는 일에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시민사회 소통 사안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2020.05.06. misocamer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06/NISI20200506_0016306559_web.jpg?rnd=20200506154323)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시민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시민사회 소통 사안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2020.05.06. [email protected]
이 부회장은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다"라고 입을 뗀 후,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힌 것을 주저해왔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의 이유로는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은 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무노조 원칙 폐기·시민사회 소통 노력도 약속
이 부회장은 이날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노조 원칙이 사라졌음을 강조하고, 시민사회와 언론 등 외부의 조언도 경청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라며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라며 다시 한 번 단상 옆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또한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시민사회 소통과 관련해서도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라며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라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 저와 관련 재판이 끝나도 준법위는 독립적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06/NISI20200506_0016306593_web.jpg?rnd=20200506154510)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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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을 둘러싼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을 둘러싼 환경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룰이 급변하며, 위기는 항상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다 IT업 특성으로 보다 전문성과 통찰력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4세 경영' 없앤 삼성…향후 경영체제에 관심
이 부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며, 재계에서는 향후 삼성의 미래 경영권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라며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한 경영체제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도 3개 부문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반도체의 디바이스솔루션(DS), 스마트폰의 IT&모바일(IM), 가전의 소비자가전(CE)을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각 사업부문장이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외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실적을 내 온 비결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06/NISI20200506_0016306539_web.jpg?rnd=20200506153151)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email protected]
삼성 오너가가 롤모델로 삼았던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의 승계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그룹을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인베스터는 자회사들을 지배하고 있지만 경영은 전문경영인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은 1856년 창업 이후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사회의 존경을 받는 발렌베리 가문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 이후를 거론하기는 이른 감이 적지 않고, 이 부회장 슬하에 자녀 역시 이제 막 성인이 된 정도다. 따라서 경영권 승계 문제는 결국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한편, 재계에서는 향후 삼성의 '오너십'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읽힌다. 이번 발표를 통해향후 경영 승계에 대한 논란은 종식시켰지만, 오너 경영의 강점 또한 사라지게 됐다는 측면에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자녀에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내 20대 그룹 중에서도 처음인 상황"이라며 "삼성이 오랜 고민 끝에 낸 결정이지만 외부에서는 불안한 점도 없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은 지금까지 무노조 경영과 오너의 과감한 결정이라는 두 마차로 성장해왔는데, 오늘 발표로 두 개의 강점을 모두 포기했다"라며 "해외에서 볼 때는 한국기업의 강점은 대리비용이 들지 않고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강력한 오너경영이었다"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편법, 불법 승계는 큰 문제지만, 유럽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경영권 승계 자체가 문제라고는 보기 어렵다"면서 "경영권 승계 자체가 위협된다면 기업가 정신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우리나라는 상속세 최고세율이 OECD 2위"라며 "과도한 상속세율 자체가 경영권 승계시 기업의 존치여부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이 대부분 오너가의 경영 승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의 결정은 이례적"이라며 "삼성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결단을 내린 것 같다"라고 평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5/06/NISI20200506_0016306543_web.jpg?rnd=20200506153328)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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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 권고한 준법위, 정기 회의서 입장 정리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함에 따라 이를 권고했던 삼성준법감시위원회도 관련 입장 표명에 나설 예정이다.그동안 준법위 측은 삼성이 하루라도 빨리 최선의 방안을 내놓고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준법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과문에 대한 입장을 당장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7일 회의에서 위원들과 함께 이번 회신에 대한 입장, 평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과문에 대한 논의 외에도 해고노동자 문제, 내부 거래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내부에서 실시하는 준법감시제도에 대해서도 보고받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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