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부대, 국회 난입해 고성에 폭행까지…文의장 '개탄'

기사등록 2019/12/16 17:26:52

수백명 인파 태극기·성조기 들고 국회 앞 몰려와

한국당, 본관 앞에서 태극기 부대와 '규탄대회'

6시간 넘게 국회 본관 둘러싸고 꽹과리에 고성

설훈 민주당 의원 목덜미 잡아채…안경 떨어져

文의장 "특정 세력 국회 유린…심각성 깨달아야"

심재철 "정문 봉쇄해 격앙…일 키운 것은 의장"

공화당 "개인자격으로 참가한 듯…당 차원 아냐"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태극기와 공수처법과 선거법 반대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국회를 돌고 있다. 2019.12.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태극기와 공수처법과 선거법 반대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국회를 돌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김지은 안채원 문광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 앞에서 추진한 규탄대회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 수백명이 몰려들면서, 국회 앞은 6시간 넘게 꽹과리 소리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국회를 포위하더니 급기야 민주당 의원에게 무력을 행사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있어서도 안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고 개탄했지만, 한국당은 "일을 키운 것은 의장"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을 반대하며 국회 본관 앞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시작했다.

이 때 국회 정문 앞에는 규탄대회에 참가하려는 한국당 당원 및 태극기를 든 시민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국회 사무처에선 안전 등을 이유로 정문을 걸어 잠갔지만, 이내 문이 열리면서 인파 수백명이 국회 본관 앞까지 단숨에 밀려들어왔다.
 
이들은 한국당 의원들과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 "공수처·선거법, 2대 악법 반대" 등을 크게 외쳤다. 이 때문에 규탄대회는 예정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이에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은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문희상 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여러분 국회 들어올 때 자유롭게 왔나? 막혔죠? 오래 고생하셨죠?"라며 "도대체 말도 안되는 짓 한다고 이래저래 싸우느라 시간 걸렸다. 여러분께 미안하다. 하지만 여기 들어오신 여러분 이미 승리한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곳곳에서 북소리, 징소리와 함께 함성이 울려퍼졌다. 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 시민들은 "좌파독재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한국당은 이들과 1시간30분 가량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국회를 돌고  있다. 2019.12.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국회를 돌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1시30분께 예정된 일정을 챙기러 국회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이후에도 남아 오후 5시까지 국회 밖에 남았다.

참가 시민들 중 일부는 국회 앞에서 선거법 통과를 촉구하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천막 주위를 포위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일렬로 서서 국회 건물 주변을 에워쌌다.

이에 국회로 들어가는 모든 문들은 경찰들이 겹겹이 막아섰다. 유일하게 출입이 개방된 후문 쪽에서는 태극기 시민 일부가 국회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주행을 못하고 있다. 2019.12.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주행을 못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결국 무력 충돌까지 벌어졌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회관으로 이동하다 태극기 지지자 무리에 갇혔다.

설 의원실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본청 후문에서 차량을 타고 의원회관으로 이동하던 중 태극기를 드신 분들께 둘러싸였다"며 "누군가가 의원님 뒤에서 목덜미를 잡아채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 보호 속에서 간신히 차량에 올라 탔지만, 이분들이 다시 차를 둘러싸고 이동하지 못하게 막아섰다"며 "일부는 차 앞에 주저앉고 차량을 두드리고 몸으로 막았다.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경찰 보호조치 속에서 회관까지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태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태극기 부대의 국회 점거에 대해 "있어서도 안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문 의장이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또 "집권여당은 물론 제1야당 등 모두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상식과 이성을 갖고 협상에 나서주기를 의장으로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국회 진입을 시도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문에 집회의 여파로 출입을 제한하는 방이 붙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2019.12.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국회 진입을 시도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문에 집회의 여파로 출입을 제한하는 방이 붙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반면 한국당은 국회를 점거한 태극기 지지자들이 당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늘 패스트트랙 법안이 합의되지 않았는데, 국민들이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려 안건이 처리되는 것으로 알고 걱정해 오신 것 같다"며 "(국회 사무처에서) 정문을 봉쇄하고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봉쇄해버리니 더 격앙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우리 당 지지자들은 11시 규탄대회가 끝난 뒤 해산됐다. 지금 상황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밖의 상황은 보지 않았는데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아무런 문제 없었을 국회다"라며 "이것을 봉쇄하고 일을 키운 것은 문 의장이다"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의장이 예산안 날치기 처리부터 계속 한쪽 편만 들고 있다"며 "지금도 의장은 협상에 나와주길 강력 촉구한다고 말하는데, 이런 표현으로 한쪽에 치우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중 한 당원이 큰절을 하고 있다. 2019.12.16.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중 한 당원이 큰절을 하고 있다. 2019.12.16. [email protected]

김명연 당대표 비서실장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11시까지 행사하고 다 해산했다. 이후 점심을 먹고 의총을 했다"며 "이걸 우리 당 행사라고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들이 우리공화당 당원인지 한국당 당원인지 묻자 "우리공화당 당원이면 시민이 아닌가"라고 물으며 "국회는 원래 개방된 곳"이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 경호국장이란 사람이 자의적으로 막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에게 '행정절차에 따라 결정한 것 맞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아니라고 하잖나"라며 "만약 안에서 이런 정치 행사를 금지시키려면 왜 우리 때만 그러냐. 다른 정당들의 동의를 다 받아서 하면 우리도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대해 우리공화당측은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참가자가 우리 당원들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당원이 개인 자격으로는 참가할 수 있지만, 이번 참가가 당 차원에서 지시하거나 동원한 인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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