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하의고 10명, 먼 길에 기상악화까지 이중고
원정수능 섬마을 수험생 4개 시·군 7개교 139명
낯선 환경 컨디션난에도, 교육부 "섬 시험장 NO"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기 위해 객지에서 사흘밤이나 이틀밤을 묵어야 하는 섬마을 수험생들이 있다.
전남 신안 하의고등학교 학생들로, 이 학교 3학년 수험생 10명은 수능 이틀 전인 지난 12일부터 수능 당일인 14일까지 사흘을 객지에서 보낼 예정이다.
시험장인 목포까지 가는 길이 복잡한데다 기상 여건까지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택한 결정이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없다 보니 우선 하의도 선착장에서 쾌속선을 타고 목포여객선터미널까지 가야 한다. 소요 시간은 짧아야 70분. 철부선을 탈 경우엔 2시간이 훌쩍 넘는 먼 길이다.
통상 수능 전날 배편으로 육지로 이동하지만 올해는 서·남해안 대부분 지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고 곳곳에서 비 또는 눈이 내리면서 하루 앞당겨 뭍으로 향했다.
수능 당일엔 5교시 제2외국어를 마치고 나면 오후 6시가 다 되다보니 마지막 배편을 잡기도 녹록치 않다. 그래서 고심 끝에 가벼운 체험학습과 함께 하룻밤 더 묵기로 했다. 마치 한양천리 과거길과도 같다.
시험을 앞두고 가뜩이나 긴장한 상태에서 장거리 이동에 낯선 객지생활까지 겹쳐 심신은 늘 지치곤 한다.
모텔 잠자리도, 삼시세끼 식당 음식도, 숙소 주변 분위기도 생소해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모든 불편은 '섬에 산다'는 이유로 감수해야만 한다. 섬 마을에 시험장을 마련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문답지 배송문제와 인력, 보안상의 이유로 예외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완도금일고 학생들도 몇 해전까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진이 아닌 완도시험장으로 배치되면서 '시험장 가는 길'이 무려 2시간에 달해 울며 겨자먹기로 2박(泊)을 해야만 했다. 배로 출발해 버스, 배, 다시 버스를 번갈아 갈아 타는 번거러움은 '집으로 가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금일고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배편이 좋아져 이젠 1박2일이지만 기상악화 시에는 어쩔 수 없이 이틀밤을 낯선 환경에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원정 수능 길에 나서는 전남지역 수험생은 7개에 고교 139명. 지역별로는 신안 도초고 64명, 임자고 6명, 하의고 9명, 진도 조도고 12명, 여수 여남고 23명, 완도 노화고 15명, 완도금일고 10명 등이다.
매년 적잖은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애를 먹고 있지만 수험장 관리권을 쥐고 있는 교육부는 부정행위를 미리 차단하고, 효율적인 수험생 배치를 위해선 섬마을 수험장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남도 교육청은 이들의 딱한 처지를 받아 들여 1인당 1일 10만원, 2박은 15만원씩의 숙박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수험생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고단한 수험 당일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서글프고 특히 부모님이 마련해준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하루 일찍, 이틀 먼저 수험장으로 향하다 보니 '합격엿'을 미리 받는 잇점(?)도 있지만, 시험 당일 만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수능 당일만이라도 일선 시·군 행정선이나 해경 경비정이 기상 여건과 상관없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email protected]
전남 신안 하의고등학교 학생들로, 이 학교 3학년 수험생 10명은 수능 이틀 전인 지난 12일부터 수능 당일인 14일까지 사흘을 객지에서 보낼 예정이다.
시험장인 목포까지 가는 길이 복잡한데다 기상 여건까지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택한 결정이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없다 보니 우선 하의도 선착장에서 쾌속선을 타고 목포여객선터미널까지 가야 한다. 소요 시간은 짧아야 70분. 철부선을 탈 경우엔 2시간이 훌쩍 넘는 먼 길이다.
통상 수능 전날 배편으로 육지로 이동하지만 올해는 서·남해안 대부분 지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고 곳곳에서 비 또는 눈이 내리면서 하루 앞당겨 뭍으로 향했다.
수능 당일엔 5교시 제2외국어를 마치고 나면 오후 6시가 다 되다보니 마지막 배편을 잡기도 녹록치 않다. 그래서 고심 끝에 가벼운 체험학습과 함께 하룻밤 더 묵기로 했다. 마치 한양천리 과거길과도 같다.
시험을 앞두고 가뜩이나 긴장한 상태에서 장거리 이동에 낯선 객지생활까지 겹쳐 심신은 늘 지치곤 한다.
모텔 잠자리도, 삼시세끼 식당 음식도, 숙소 주변 분위기도 생소해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모든 불편은 '섬에 산다'는 이유로 감수해야만 한다. 섬 마을에 시험장을 마련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문답지 배송문제와 인력, 보안상의 이유로 예외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완도금일고 학생들도 몇 해전까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진이 아닌 완도시험장으로 배치되면서 '시험장 가는 길'이 무려 2시간에 달해 울며 겨자먹기로 2박(泊)을 해야만 했다. 배로 출발해 버스, 배, 다시 버스를 번갈아 갈아 타는 번거러움은 '집으로 가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금일고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배편이 좋아져 이젠 1박2일이지만 기상악화 시에는 어쩔 수 없이 이틀밤을 낯선 환경에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원정 수능 길에 나서는 전남지역 수험생은 7개에 고교 139명. 지역별로는 신안 도초고 64명, 임자고 6명, 하의고 9명, 진도 조도고 12명, 여수 여남고 23명, 완도 노화고 15명, 완도금일고 10명 등이다.
매년 적잖은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애를 먹고 있지만 수험장 관리권을 쥐고 있는 교육부는 부정행위를 미리 차단하고, 효율적인 수험생 배치를 위해선 섬마을 수험장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남도 교육청은 이들의 딱한 처지를 받아 들여 1인당 1일 10만원, 2박은 15만원씩의 숙박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수험생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고단한 수험 당일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서글프고 특히 부모님이 마련해준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하루 일찍, 이틀 먼저 수험장으로 향하다 보니 '합격엿'을 미리 받는 잇점(?)도 있지만, 시험 당일 만은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수능 당일만이라도 일선 시·군 행정선이나 해경 경비정이 기상 여건과 상관없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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