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이 요구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대가에 응하지 않은 듯"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미국이 협상에서 북한에 단계적 비핵화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또 연내 재협상이 열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도쿄코쿠사이(東京國際) 대학 국제관계론 교수는 7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즈미 교수는 "북한이 이번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한 것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지금까지 취한 조치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담에서 북미가 일치한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지난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목을 '각각 진전시킨다'는 방침을 명시했는데, 이즈미 교수는 이에 대해 "4개 항목에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비핵화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을 동시병행으로 진행시켜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이 인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 국무부가 성명에서 북한에 '창조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미국이 핵시설을 폐기하기 전에 동결을 목표로 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제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즈미 교수는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2주일 뒤에는 어렵더라도 연내 재협상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북한 측은 연말을 협상 시한으로 잡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이후에도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향후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등 도발 수위에 대해서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앞으로도 예상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과로 자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중단을 뒤집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오히려, (ICBM) 발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이유로, 유엔 안보리 결의가 요구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의 본국 송환을 연기하도록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유엔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외를 거듭하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해제는 어려워도 유명무실화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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