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이치현 지사, 소녀상 전시 중단은 "위헌"

기사등록 2019/08/05 16:50:14

철거 요청한 나고야 시장 "일본인 마음 짓밟는 행위"

【서울=뉴시스】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 철거되기 전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 출처 : NHK> 2019.8.4
【서울=뉴시스】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 철거되기 전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 출처 : NHK> 2019.8.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예술제 실행위원회 회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5일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않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전시 중단을 요청한 나고야시 시장을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무라 지사는 이날 오전 아이치현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소녀상 전시 철거를 요구한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시 시장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21조를 위반할 소지가 농후하다"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일본 아이치(愛知)현 지사가 5일 오전 아이치현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고야(名古屋)시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가 중단된 데 대한 관련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 ANN 방송 캡쳐) 2019.08.01.
【서울=뉴시스】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일본 아이치(愛知)현 지사가 5일 오전 아이치현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고야(名古屋)시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가 중단된 데 대한 관련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 ANN 방송 캡쳐) 2019.08.01.
그는 또 "공권력은 시민의 사상·신조에 관여할 수 없으며, 표현의 자유는 전후(戰後)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가와무라 지사의 행위에 대해 "검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테러 위협 및 항의전화가 빗발쳐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데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안전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오무라 지사의 이 같은 지적에 가와무라 시장은 반박했다. 가와무라는 같은 날 오전 나고야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 전시에 대해 "일본인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시민의 혈세로 이런 전시는 하면 안 된다"며 "공공사업에서는 예술작품에 무제한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최소한도의 규제는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시장은 5일 나고야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同)시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가 중단된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ANN 방송 캡쳐) 2019.08.01.나고야(名古屋)시에서
【서울=뉴시스】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시장은 5일 나고야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同)시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가 중단된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ANN 방송 캡쳐) 2019.08.01.나고야(名古屋)시에서

오무라 지사의 '검열'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저런 전시는 좋다'고 당당하게 말하라"며 반발했다. 또 "헌법 21조는 뭐든 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3년 마다 열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예술제로, 지난 1일 나고야시 일대에서 개막했다.

개최 장소 중 한 곳인 나고야시 아이치예술문화센터에서는 '표현의 부자유전, 그 이후'라는 기획전이 개최, 최근 일본에서 금기시하는 주제를 다뤘다는 이유로 선보이지 못했던 작품들이 전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부 조각가인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돼 눈길을 모았다.

당초 기획전은 이달 1일부터 오는 10월1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소녀상 전시는 개막 사흘만인 지난 3일 중단됐다.

가와무라 시장이 소녀상 전시에 대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로, 용서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항의서를 작성해 오무라 지사에게 제출하며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소녀상 전시에 대해 우익진영의 테러 예고와 협박성 항의도 잇따르자, 오무라 지사는 지난 3일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튿날인 4일부터는 소녀상뿐 아니라 '표현의 부자유전, 그 이후' 기획전 전시실 자체가 폐쇄됐다. 기획전 전시 중단 이후인 4일과 5일에도 나고야시 웹사이트 및 아이치현 현청 등에 협박성 메일 및 항의 전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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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8/05 16:50:1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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