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때문에 텍사스 민주당 텃밭돼"
"뉴질랜드 테러범보다 많은 희생자낼 것"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미국 텍사스 주 경찰이 앨패소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로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21)를 체포했다.
CNN,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3일(현지시간) 크루시어스가 온라인에 작성한 4장 분량의 인종차별주의적 선언문를 공개하며 "이번 사건은 인종 혐오 범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커뮤니티사이트인 '에잇챈(8chan)'에 게시한 선언문에서 용의자는 "히스패닉의 침공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며 이날 총격을 정당화했다.
크루시어스는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 지역과 주정부를 장악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내부는 썩어가고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인 모두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텍사스 내 히스패닉 인구가 폭증하면 이곳은 민주당의 텃밭이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앨패소를 총격 장소로 결정한 것 역시 이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한다. 앨패소는 텍사스 주 내 히스패닉 공동체의 문화·정치적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은 크루시어스가 그 전에도 에잇챈에 히스패닉에 대한 혐오 게시물을 다수 올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을 총격 테러한 영상과 테러범의 사진을 공유하며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사망자를 내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주 국적의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는 당시 두 곳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테러를 벌여 총 51명을 살해했다.
크루시어스는 자신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도 꾸준히 비슷한 내용의 글을 게시해왔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트위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에잇챈에는 현재 크루시어스를 "우리 사람(our guy)"이라고 부르며 환호하는 등 병적인 증상을 보이고 있다.
크루시어스의 한 이웃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조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크루시어스는 전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거나 외양을 하고 있지 않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편 텍사스주 경찰에 따르면 3일 엘패소 월마트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 중에는 4개월 된 갓난아기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정부는 같은날 "총기 사고로 멕시코인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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