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하이저 "中,무역협상 약속서 후퇴…용납 못해"(종합2보)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이 무역협상 과정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만약 중국이 워싱턴에서 이번 주에 열리는 무역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0일 오전 0시 1분에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BC,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주에 걸쳐, 우리는 중국이 했던 약속에 있어 침식(erosion)을 보아왔다. 우리 판단으로는 이미 했던 약속의 후퇴(retreating)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며칠간 중국이 "크게 방향을 바꿨다(a big change in direction)"는 말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중국이 어떤 약속을 어겼는지, 어떤 점에서 후퇴했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합의의 형태와 중요한 약속들에서 후퇴하는 수정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There was concern about the form of the agreement and a redrafting of it that would pull back from important commitments)"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말로 볼 때 합의문을 도출하는 막판 과정에서 양국 간에 심각한 의견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협상의 약 90%가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며 "중국은 이미 협상된 분야들을 다시 협상(reopen)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에 협상했던 문건들로 돌아가지 않을 것(We are not willing to go back on documents that have been negotiated in the past)"이라고 못박았다.

또 "우리는 앞으로 나가는 대신 뒤로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 견해로는 받아들일 수없는 것(We’re moving backwards instead of forwards, and in the president’s view that’s not acceptable)"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이미 합의한 약 150페이지 분량의 합의문을 '상당히(substantial)' 바꾸려 했다면서, "진정으로 앞선 약속을 어기는 것(reneging)"이라고 재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이 협상합의문을 바꾸려 한 것을 보고 받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10개월간 미국에 500얼달러 규모의 하이테크 제품에 25%, 20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제품에 10%의 관세를 지불해왔다"며 "금요일(10일)에는 10%가 25%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정부는 오랫동안 연기했던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현행 10%의 관세를 25%로 인상하는 계획을 금요일(10일)에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대화 과정에 있다. 대화를 깨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기자들에게 같은 내용으로 말했다.그러면서도 "만약 협상이 궤도로 돌아오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재고할 수 있다(United States would reconsider imposing higher tariffs on China if the negotiations got back on track)"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이 말한 '협상의 정상적 재개'라는 조건은 당초 예정됐던대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을 의미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은 오는 목요일(9일) 저녁 무렵에 워싱턴에 도착해 금요일(10일)까지 미국 측과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협상 개시일이 당초 8일이었던 데에서 하루 연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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