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관세위협에 안 놀라…협상전략" 미 전문가들

기사등록 2019/05/07 11:00:53

"중국, 무역협상 오래 끄는 데 관심있어"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중 관세 인상 위협과 관련,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실제 중국이 압박감을 느끼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윌리엄 허스트 노스웨스턴대 정치학과 교수는 6일(현지시간) NBC에 보낸 이메일 논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중국에서 얼마나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질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스트 교수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도 본질적으로 같은 위협을 가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위협 트윗에 대해 "아마도 타이밍을 제외하곤 놀라울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 전략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무심코 중국의 협상 자세를 강화했을 수 있다"며 "미국은 무역협상을 빨리 결론짓길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관심사는 아마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협상을 끌거나 연기시키는 데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스트 교수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 산업을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이길 원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장기전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시간싸움에 들어설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불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중국 지도부는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을 변덕스러운 기질의 약한 대통령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로부터 후퇴시키고 이전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중국엔 유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역시 중국정치 전문가인 필립 브라운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고 어렵다"고 요약했다.

브라운 교수는 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엄포를 놓게 한 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및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대화를 재개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그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관세 위협을 가했을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대체할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추진했지만, 아직 각국은 새 협정 의회 비준을 하지 않았다. 미국은 협정 비준을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겠다고 위협하더라도, 중국은 실제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고 미 실무진과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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