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친분 과시…"지역 정세 협력" 강조
北 비핵화 방식 관련 러시아 지지 재확인
일정 최소화…2차대전 추모시설 헌화만
특별전용열차 타고 예정보다 이른 귀국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13분(현지시간·한국시간 2시13분)께 자신의 전용열차가 대기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했다.
러시아 의장대와 군악대는 김 위원장을 환송하기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 약 7분 간의 짧은 의장 행사가 끝나자 김 위원장은 역사로 걸어갔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오후 3시26분께 전용열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열차에 타기 직전까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정담을 나누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당초 김 위원장은 태평양함대 사령부 시설 시찰, 프리모르스키 오케아나리움 방문, 마린스키극장 공연 관람 등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늦게 귀환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일찍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오전 시간 대부분을 숙소에서 머무르다 낮 12시12분께 2차 대전 전몰용사 추모시설인 '영원의 불꽃'을 찾아 헌화했다. 김 위원장이 방러 기간 북러정상회담 외에 가진 첫 공개 일정이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방러 당시 조찬을 했던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의 한 고급식당에서 올레크 코줴먀크 연해주 주지사와 함께 오찬을 했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첫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북한으로 귀환하게 된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이날 밤 두만강 인근의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러 기간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집권 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했다. 북러 정상 간 회담으로는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러 간 오랜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지역 정세 문제에 협력하자는 뜻을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이번에 우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하는 데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고, 전통적인 관계를 발전적으로 키워나가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에 화답해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북미 대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단독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며 '단계적 비핵화'를 통한 북미 간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비핵화 방식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북미 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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