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바르니에 "현재 '노딜' 가능성 가장 높아"
EU 측 "英정부가 원하는 조건·절차 갖춰 협상 나서야"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며 EU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8일(현지시간) EU 외교관들은 회의를 열고 회원국과 영국의 브렉시트 재협정 조건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이날 EU 외교관에 공문을 보내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노딜"이라면서 "EU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EU는 전면적인 비상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EU 27개국 회원국은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과 상관 없이 내달 18일까지 390억 파운드(약 57조8000억원)의 분담합의금을 받아내는 것에 동의한 상태다.
EU는 최근 앞으로 6~9개월간 영국에 항공, 항해를 합법적으로 개방한다는 내용의 법안 등을 통과시키며 비상 대책에 착수해왔다.
가디언은 EU 회의록을 인용해 이날 EU 외교관들이 "6~9개월의 비상 대책 기간이 끝난 후, 혹은 그 전에 영국이 EU 측에 노딜로 인한 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한 협상을 시도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본격적인 토론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EU 대사들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자국의 경제를 살려놓을 수 있도록 중요한 조건과 절차를 확실히 갖춰 협상 테이블로 가져와야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우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며 "어제까지는 '아니'가 많았으나 지금은 '예'를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낸다.
앞서 메이 내각은 유럽연합(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구성됐던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탈퇴협정을 따로 분리해 29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마저도 부결될 경우 영국은 EU와의 합의에 따라 4월12일 노딜 브렉시트를 맞거나 오는 5월 개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가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장하게 된다.
현재 EU 측은 영국이 노딜을 피할 대안을 제시하길 기다리는 입장이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27일 영국 하원에서 8가지 옵션에 대해 투표를 했을 당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옵션 J'가 단 8표 차(찬성 264표, 반대 272표)로 부결됐다"면서 "100여명의 의원은 이 제안에 기권했다"고 발언했다.
한 EU 외교관은 "바르니에 대표는 여기서 희망을 본 것 같다"며 "이에 따라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영국 의원들의 뜻을 반영해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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