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탈퇴협정'만 분리해 투표
노동당 "최고 수준의 속임수" 반발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기존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절반으로 쪼개 투표에 부칠 예정인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여전히 합의안이 승인될 가능성은 낮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메이 내각은 유럽연합(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구성됐던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탈퇴협정을 따로 분리해 29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향후 영국과 EU의 관계를 좌우하게 될 정치적 선언을 제외한 채로 브렉시트를 지지할 의원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은 이번 투표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 식 브렉시트라고 비난하고 나섰으며, 30여명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10여명의 민주연합당(DUP) 의원들 역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의 해로운 거래를 밀어붙이는, 눈을 가린 브렉시트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노동당 예비 내각의 키어 스타머 브렉시트부 장관은 "EU 측이 주장하듯 탈퇴협정과 정치선언은 하나의 묶음이다"며 이를 분리해 표결에 부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하는 일은 국익에 맞지 않는다"며 강한 반대를 표명했다.
스카이 뉴스는 합의안 쪼개기가 과연 합법적인가를 두고도 문제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노동당의 한 의원은 "최고 수준의 속임수"라며 반발했으며 또 다른 의원 노동당 의원도 "탈퇴협정과 정치선언은 한 마리 염소에 붙어있는 두 개의 뿔이다. 정부가 원한다고 해서 염소의 머리를 가를 순 없다"고 비난했다.
보수당의 강경 브렉시트파 의원인 마크 프랑수아는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듯 정부는 다시 절차적 혼란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메이 내각은 이번 표결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제프리 콕스 법무장관은 메이 총리의 결정이 "완벽하게 합법적이고,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의원들에 보냈다.
존 버코우 하원의장 역시 이와 같은 안건 상정을 승인하며 29일 표결을 허가했다.
EU는 현재 영국에 두 가지 선택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만약 29일에도 브렉시트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국은 4월12일 아무런 협상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맞거나 오는 5월 개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가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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