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프 등 각국 언론, 수사 상황 집중보도
한국 성범죄 문제와 연결해 분석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과 가수 정준영(30)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와 관련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외신들도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 CNN은 13일(현지시간) "빅뱅의 승리가 매춘 용의자가 됐다"며 이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몰래카메라, 데이트 강간 및 성폭력과 관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한국 문화·사회학 전문가의 입을 빌려 "한국에서 K팝 스타는 국가의 대표, 공공의 표본으로 소비되는 상품"이라며 "버닝썬 사건이 진실이라면 이는 우리(서구 사회)가 지켜본 K팝 문화와 크게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 승리가 대중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빠른 입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며 "보통 한국의 병역 의무는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승리의 경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작년 여름 한국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여성 시위에서 목격됐던 "우리는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는 슬로건과 이어진다고 전했다.
CNN은 버닝썬 스캔들은 한국 여성들이 끊임없이 불안감을 호소했던 '몰래카메라'와 '약물 성범죄'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여성을 위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같은 날 가수 정준영의 연예계 은퇴 소식을 전하며 "승리에 이어 두 번째 은퇴 선언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정씨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 수사 과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직접 찍어 유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AFP 통신도 13일 K팝 스타들은 일반적으로 세련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 문화 수출의 핵심이 돼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섹스 스캔들은 한국 사회내 만연한 차별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K팝 스타들이 항상 완벽하게 보이고 행동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건과 연관해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한국의 '몰카(Molka)'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여름 수만 명의 한국 여성들은 경찰이 이 몰카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시위를 서울에서 열었다는 것이다.
여성인권운동가인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남성 K팝 스타 역시 여성을 착취하는 한국의 충격적인 현실의 일부란 사실을 예외없이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