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아이샤, 이르면 11일중 귀국할 듯
공범 도안 티 흐엉 기소취하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말레이시아 검찰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7)에 대한 기소를 취하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며 관련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기소가 취소된 시티 아이샤가 이날 석방돼 인도네시아 대사관로 향했으며, 이르면 11일이나 12일 귀국할 전망이라고 변호인을 인용해 전했다.
당초 이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있는 고등법원에서는 김정남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여성인 도안 티 흐엉(30)에 대한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공판 전 돌연 시티 아이샤에 대한 기소를 취소했다. 검찰은 기소 취하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시티 아이샤에 대한 기소 취하 후 베트남 여성인 도안 티 흐엉의 변호인도 검찰 측에 기소 취하 요청 의사를 나타냈다. 취하되지 않을 경우 도안 티 흐엉에 대한 공판은 계속 진행된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도안 티 흐엉 재판은 14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앞서 2017년 2월13일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함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간 두 사람은 모두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 줄 알았으며 독극물인줄 몰랐다며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피고인들은 김정남 살해에 사용한 VX의 독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살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훈련된 살인자"라고 주장해왔다. 말레이시아 현행법에서는 살인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이 적용된다.
한편, 두 사람에게 VX를 주고 김정남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북한으로 도주한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검찰의 시티 아이샤 기소취하로 김정남 암살사건을 사실상 흐지부지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후 말레시이시아는 물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그간 다소 소원했던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월 13일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말레이시아 땅에서 대낮에 뻔뻔하게 암살을 자행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우리 정부는 북한과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곳에서 북한 사람이 살해된 것과 관련해 여전히 북한과의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의사가 있고, 대사관을 다시 여는 문제도 나중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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