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부산·싱가포르 아세안 18개국 해양안보훈련
22일 국방부, 日함정 부산인근 해역 훈련 불참 발표
日방위상, 부산항 입항 안 할 뿐 훈련엔 참가 입장
국방부 "회의 결정 내용과 차이…日함정 불참키로"
한일 군당국 발표 엇갈려…군사 관계 파열음 지속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오는 4월말 부산 인근 해역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8개국이 참가하는 연합해상훈련이 계획된 가운데, 일본 함정의 훈련 참가 여부를 두고 한일 군 당국이 엇갈린 입장을 밝혀 갈등 관계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본 측이 최종회의 때와 다른 얘기를 한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방부는 지난 21~22일 부산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국제해양안보훈련 준비 관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해양안보분과위 최종계획회의에서 연합해상훈련 일정과 참가국을 확정했다.
이 회의에서 18개 회원국은 연합해상훈련을 부산과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두 차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4월29일부터 5월2일까지 부산 인근해역에서 1부 훈련을 하고, 싱가포르 인근 해역으로 이동해 5월9~13일 2부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훈련에는 총 11개국, 16척의 함정이 참가한다. 나머지 7개국은 함정을 보내지 않고 참관만 하기로 했다.
회원국인 일본은 부산 인근 해역에서 진행하는 1부 훈련에는 함정을 파견하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2부 훈련에만 해상자위대 함정 2척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우리 국방부는 회의가 끝나고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의 이 같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23일 아사히신문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오는 4월29일~5월2일까지 부산 인근 해역에서 열리는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국방부가 전날 일본이 불참한다고 발표해 일본 측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국방부의 발표가 잘못됐던 것처럼 주장했다.
불과 하루 만에 일본은 이와야 방위상의 입을 빌어 부산에서 열리는 훈련에 참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 군 당국의 발표를 부인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부산 입항은 보류하지만, 이후 프로그램은 전부 참가한다"고 했다. 부산항에 입항하지는 않지만 부산 인근 해역에서 실시하는 훈련은 참가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 방위상의 이 같은 주장에 우리 군 당국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국은 싱가포르와 함께 ADMM-Plus 해양안보분과위원회 공동의장국을 맡고 있다.
당초 부산 앞바다에서 훈련을 시작해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면서 해적 퇴치와 수색·구조 등 연합 해상 훈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본 측이 부산에 함정을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난색을 표하면서 훈련 자체가 부산과 싱가포르로 이원화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부산 훈련에는 불참하되, 해상 훈련 전 한국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리는 준비회의에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회원국들도 일본 측의 입장을 우리 국방부와 같이 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일본 측의 훈련 참가방식에 대한 일본 방위상의 발언과 관련 보도는 부산에서 개최된 최종계획회의에서 결정한 내용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회의에서 4월말 1부 부산연합훈련에 일본 함정은 참가하지 않고, 훈련 전 준비회의에 일본 측 대표만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함정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일 군사갈등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까지 나온 상황에서 일본이 이를 부인해 진실 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제주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일본은 관함식에 함정을 파견하기로 했다가 욱일기가 논란이 되자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일본 해상초계기 위협비행으로 갈등이 격화됐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양국 군사관계의 파열음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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