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합동차례서 만난 실향민들 한숨섞인 한탄만
"이제 혼자 남았어…이산가족 21번 신청했지만 안돼"
"상봉 행사 1년에 한두 번 아니라 매달 했음 좋겠어"
"부모님 돌아가셨다…북쪽에 남은 동생 만나봤으면"
"고향 못가도 좋아…가족들 얼굴이나 한 번 봤으면"
"잘사는 北 가족들 힘들까봐 이산가족 신청도 안해"
"이산가족 1세대 얼마 안남아…구심점 잃을까" 우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 중 생존자 5만6000여명
조명균 "이산가족 문제 더뎌…하루빨리 해결하겠다"
【임진각=뉴시스】 김성진 기자 = 민족 대명절 설날인 5일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실향민들은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 모여 합동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북쪽에 있는 가족을 향한 애타는 마음을 대신했다.
이날 임진각에서 만난 실향민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에도, 이산가족 상봉 기회가 여전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고향이 평양인 진경선(89)씨는 "매년 추석, 구정마다 차례를 지내러 온다"며 "형제가 내려왔지만 동생은 떠났고, 이제 혼자 남았다"고 운을 뗐다.
진씨는 최근 남북 관계가 진전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이산가족 상봉에 21번이나 응해도 한 번도 되지 않았다"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진씨는 "이산가족 상봉을 1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매달 개최했으면 한다"며 "눈물이 나오고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금년에는 선발돼서 고향에 있는 남동생 1명과 여동생 2명을 만나고 싶다"며 "이미 부모님은 돌아가셨을 테고 북쪽에 있는 동생들이나 만났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전했다.
황해도 운율이 고향인 홍복택(91)씨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홍씨 역시 여러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참여를 신청했지만 한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홍씨는 "이산가족 신청을 해도 고향에 사람이 없다(고 한다)"며 "기별이 없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산가족 상봉을 한다고 유전자 검사도 했지만 여태 기별이 없다"며 "3~4년 전에도 (유전자 검사를) 했고 이번에도 또 한다고 통보가 왔지만 아직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홍씨는 바로 지척에 있는 고향 쪽을 바라보며 "고향에 못 가도 좋으니 얼굴이나 봤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날 임진각에서 만난 실향민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에도, 이산가족 상봉 기회가 여전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고향이 평양인 진경선(89)씨는 "매년 추석, 구정마다 차례를 지내러 온다"며 "형제가 내려왔지만 동생은 떠났고, 이제 혼자 남았다"고 운을 뗐다.
진씨는 최근 남북 관계가 진전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이산가족 상봉에 21번이나 응해도 한 번도 되지 않았다"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진씨는 "이산가족 상봉을 1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매달 개최했으면 한다"며 "눈물이 나오고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금년에는 선발돼서 고향에 있는 남동생 1명과 여동생 2명을 만나고 싶다"며 "이미 부모님은 돌아가셨을 테고 북쪽에 있는 동생들이나 만났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전했다.
황해도 운율이 고향인 홍복택(91)씨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홍씨 역시 여러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참여를 신청했지만 한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홍씨는 "이산가족 신청을 해도 고향에 사람이 없다(고 한다)"며 "기별이 없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산가족 상봉을 한다고 유전자 검사도 했지만 여태 기별이 없다"며 "3~4년 전에도 (유전자 검사를) 했고 이번에도 또 한다고 통보가 왔지만 아직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홍씨는 바로 지척에 있는 고향 쪽을 바라보며 "고향에 못 가도 좋으니 얼굴이나 봤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김창호(86)씨는 "고향에 갈 수 없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 좋아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은 신청도 안 한다"며 "이북에 있는 가족이 더 위험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이 된 것도 아니고, 고향에 가지도 못할 것 왜 하겠냐"며 "(북측) 가족에게 피해주는데 해서 뭐하겠냐"고 역설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아들 김씨는 실향민 2세로서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매년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왔다"면서 "이산가족 1세대 분들이 많이 돌아가셨다. 그분들이 이제 돌아가시면 구심점이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6·25 전쟁통에 가족들과 헤어진 김해일(88)씨는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에 묻힌 아내의 묘소를 찾은 후 합동 차례에 참석했다.
김씨는 "일주일이면 집에 간다고 했던 게 벌써 60년"이라며 "어려서 이별하고 부모만 기다린게 이 세월"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우리가 한 맺힌 게 통일이 되면 (고향에) 간다는 말"이라며 "통일이 어디 쉽게 되겠냐"고 밝혔다.
그는 "통일이 된 것도 아니고, 고향에 가지도 못할 것 왜 하겠냐"며 "(북측) 가족에게 피해주는데 해서 뭐하겠냐"고 역설했다.
아버지를 모시고 온 아들 김씨는 실향민 2세로서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매년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 왔다"면서 "이산가족 1세대 분들이 많이 돌아가셨다. 그분들이 이제 돌아가시면 구심점이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6·25 전쟁통에 가족들과 헤어진 김해일(88)씨는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에 묻힌 아내의 묘소를 찾은 후 합동 차례에 참석했다.
김씨는 "일주일이면 집에 간다고 했던 게 벌써 60년"이라며 "어려서 이별하고 부모만 기다린게 이 세월"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우리가 한 맺힌 게 통일이 되면 (고향에) 간다는 말"이라며 "통일이 어디 쉽게 되겠냐"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여러 차례 떨어진 김씨는 "(안되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되겠냐"며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이미 '통일동산'에 묻혔다"고 말했다.
김씨는 임진각에 있는 '잃어버린 30년' 노래비 앞에서 "잃어버린 30년이 아니다. 이제 60년이 됐다"고 했다.
노래 '잃어버린 30년'은 지난 1983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주제곡이다. 실향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 30년이었던 실향의 아픔은 어느새 60년이 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접수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3208명 중 생존자는 5만5987명(지난해 12월 기준)이다.
생존자의 연령대 중에서는 89~80세가 41.1%를 차지해 가장 많다. ▲79~70세는 23% ▲90세 이상은 20.6% ▲69~60세는 8.3% ▲59세 이하는 7%다.
이산가족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정례화, 상설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은 지난해 한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졌지만 이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남북정상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고,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했다.
또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김씨는 임진각에 있는 '잃어버린 30년' 노래비 앞에서 "잃어버린 30년이 아니다. 이제 60년이 됐다"고 했다.
노래 '잃어버린 30년'은 지난 1983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주제곡이다. 실향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 30년이었던 실향의 아픔은 어느새 60년이 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접수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3208명 중 생존자는 5만5987명(지난해 12월 기준)이다.
생존자의 연령대 중에서는 89~80세가 41.1%를 차지해 가장 많다. ▲79~70세는 23% ▲90세 이상은 20.6% ▲69~60세는 8.3% ▲59세 이하는 7%다.
이산가족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정례화, 상설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은 지난해 한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졌지만 이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남북정상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고,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했다.
또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
실향민들은 임진각에서 해마다 설과 추석에 망향경모제를 열고 합동 차례를 모시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망향경모제에 참석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조그마한 진전이라도 있기를 고대하셨을 텐데, 바람을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더 시간이 가기 전에 가족의 생사라도 확인하고 고향 땅 근처라도 가서 조상님들께 절을 한번 드렸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을 갖고 계심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역시 북한과 대화를 할 때마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바람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에 협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산가족 문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서도 공감이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어르신들의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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