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유튜버 김똘똘(33·김반석)이 고교 시절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아웃팅(성 정체성이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되는 것)'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TV 예능물 '라디오 스타'에는 김똘똘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겸 사업가 여에스더, 영화 평론가 이동진,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똘똘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제 성 정체성을 알았다"며 "내가 홍석천 소리를 들으면서 힘들게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때부터 공부했다. 언제 불효를 저지를지 모르니 미리 효도를 해놓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셨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때 자격증 11개를 땄다. 그런 스펙들로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에 들어갔고 부모님이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걸 너무 원하셔서 그렇게 진학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MC 장도연은 "원래 꿈은 따로 있었냐"고 물었다.
김똘똘은 "외국어를 좋아해서 외교관이 너무 되고 싶었다. 제 성격이랑 맞는 것 같고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김똘똘은 '언제 커밍하웃하게 됐냐'는 질문에 "처음 커밍아웃한 건 자의는 아니었다. 아웃팅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저와 같은 반에 제일 친했던 여자애가 갑자기 저한테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다. 누군가가 1004라는 번호로 '과천외고 몇 학년 몇 반 누구누구는 동성애자고 더럽다'라며 온갖 욕을 넣어서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친구가 '너 게이였어?'라고 물어봐서 '맞다'고 하니까 그 친구가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너 이 사람 잡아야 한다'고 조력을 해주더라. 그 사람이 누군지 결국 알아냈다. 다른 학교이고 저보다 두 살 많았던 고3이었다고 저랑 같은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똘똘은 "그 사람 말로는 제가 어떤 친구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게 부러워서 그랬다더라"며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은 게 부러워서 그랬다고 하니까 저도 딱히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후로 친한 친구들한테는 일부러 (성 정체성을) 얘기했다. 또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도와줄 수 있으니까. 내 편들한테는 사실대로 얘기했고 다른 분들께는 비밀로 했다"고 했다.
부모가 성 정체성에 대해 언제 알았냐는 질문에 김똘똘은 "2018년 가을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독자 만 명 기념 라이브 방송을 했다. 그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모르는 분들이 채팅방에 들어와서 '게이예요?' '게이 같은데?'라고 묻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여기서 당당하게 밝혀야겠다 싶어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는데 다음 날 부모님에게 전화가 빗발쳤다. 제가 부모님께 얘기 안 하고 유튜브에서 선공개하니까 수순이 잘못됐던 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부모님은 유튜브를 통해 들었으니까 저한테 굉장히 실망감이 컸다. 여태까지 부모님이 설계한 대로 따라왔었고, 항상 효도를 하고 사고조차 안 쳤는데 이 사건 하나로 제가 대역죄인이 돼서 부모님께 해명해야 한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가 비참하더라. 그래서 한동안 부모님과 연락을 두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교적 최근에 다시 연락이 닿아서 지금은 엄청 화목해졌다. 오랜만에 만나서 아버지와 취중 진담을 하는데, 남들한테 피해 주지 말고 대신 눈치 볼 것도 없다면서 항상 승리하고 살라더라. 그래서 아버지랑 만나면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간다. 커밍아웃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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