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재명 대리전? 의회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기싸움

기사등록 2019/01/23 18:16:43

이재명 공약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 갈등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 변경 불가 의견 표명 논란

경기도의회 민주당 공식 항의…양측 간 갈등 표면화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둘러싸고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내놓자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반발했다.

이 때문에 이 문제가 민주당 내 대권잠룡인 이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간 대리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23일 대표 명의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자치분권 강화와 지역균형발전 가치가 중요시되고 지방정부간 협치가 증대돼 가는 마당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대한 명칭 변경에 반대하지 않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도(道)의 1회 추경안에 요구한 32개 연정 과제 605억5600만원 가운데 79.2% 수준인 479억7500만원이 최종 편성됐다고 밝혔다.2017.05.11.(뉴시스 자료 사진)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도(道)의 1회 추경안에 요구한 32개 연정 과제 605억5600만원 가운데 79.2% 수준인 479억7500만원이 최종 편성됐다고 밝혔다.2017.05.11.(뉴시스 자료 사진) [email protected]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에 따라서 해당 노선을 경유하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장(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장 포함)의 동의를 위해 관련 지자체간의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쳐 순리적으로 풀어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민주당에 공식 항의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21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 언론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에 서울시의회가 반대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유감"이라며 "경기·인천은 물론 수도권을 방문하는 전 국민이 이용하는 도로 명칭을 서울 중심적으로 고집하는 것은 구시대적 사고"라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그러면서 "현재 제2수도권 순환도로가 건설 중인 만큼 도로명칭에 혼동이 없도록 제1순환고속도로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소속인 시의원들과 도의원들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단 원인을 제공한 쪽은 서울시의회 민주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달 3일 비공식 자리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서울시의원 전원이 명칭 변경에 반대했다. 수도권의 지리적 범주가 명확하지 않고 이정표 변경을 위한 비용도 발생한다는 게 반대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서울시의회 민주당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른 것이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단체장들은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2018.07.06.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단체장들은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2018.07.06.   [email protected]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이 사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약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6월 경기지사 선거 당시 '노선의 90% 이상이 경기도와 인천시를 통과하는 도로에 '서울 외곽'이라는 명칭이 붙어 마치 경기와 인천이 서울의 변두리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며 이 내용을 공약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21일에는 인천시와 공동으로 명칭 변경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나아가 지난해 12월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택공급대책 브리핑 당시 박 시장을 앞에 두고 이 내용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우리가 서울 외곽이냐, 우리나라도 대한민국 중심인 지방정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경기도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서울의 외곽이나 변두리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박 시장을 압박했었다.

이처럼 서울시와 경기도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 사태가 이 지사와 박 시장간 차기 대권 경쟁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경기도 일산, 퇴계원, 판교, 일산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도시순환 고속도로다. 서울 노원·강동·송파를 지나긴 하지만 노선의 90%는 서울 이외 17개 지역을 통과한다. 총 길이 128㎞로 왕복 8차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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