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적대국들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을 우주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도 북한을 '비상한 위협(extraordinary threat)'으로 규정했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미국에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해 파괴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우리의 방어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0년 이후 9년 만에 '미사일 방어 검토(Missile Defense Review)' 문건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검토에서 알래스카에 20기의 지상 요격 미사일과 새로운 레이더·센서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를 위해 우주 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극초음속 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체계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방향에서 적들을 압도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주 나쁜 선수들과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좋은 선수지만 필요하다면 누구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MD 구상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무기 등 적국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주에서의 방어 기술을 강화하고 더 빨리 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우주의 특정 궤도에 센서를 집중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상승 중인 적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5만~6만 피트 상공에 레이저로 무장한 드론을 배치하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MD의 작전 개념에는 적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선제공격을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미사일 방어에는 어쩔수 없이 미사일 공격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가령 북한이나 이란과 충돌할 경우 F-35 스텔스 전투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전투기는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내 폭격하거나 인근 미사일 방어 부대에 좌표를 제공할 수 있다. 미 공군은 아직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을 직접적으로 적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미사일 방어 검토에서 이들 국가를 "비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여전히 "중대한 우려"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과 평화를 위한 길이 존재하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비상한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