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주택 늘고 신규 입주아파트 증가로 공급↑
대출규제와 재건축 이주 감소에 수요는 큰폭 감소
"전세시장, 현 추세따라 안정세 이어갈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올해도 전셋값이 안정세를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전셋값은 1년 넘게 하락을 유지해왔고 연말로 갈수록 겨울철 부동산 비수기와 공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도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자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올해도 서울 등 수도권에 입주물량이 많은 반면 대출규제 등으로 고가아파트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집주인도 전세시장에서 눈높이를 낮추며 세입자 '모시기'에 나섰다. 지금의 추세에서 이탈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기준 전셋값은 전년대비 1.80% 떨어졌다.
전셋값 하락은 지난 2004년(-4.98%) 이후 14년만으로 주간아파트매매시장 동향 통계로는 58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울산(-8.98%), 경남(-4.70%) 등 지방의 하락세가 가파르고 경기(-2.86%) 등 수도권(-1.48%)도 전년과 비교하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전셋값도 한해동안 0.25% 오르는데 그쳐 2004년(-7.22%) 이후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이 같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공급물량 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까지 등록된 민간 임대주택은 총 132만5000채로 전년말 98만채 대비 약 35% 증가했다. 정부가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시행한데 따른 것으로 9·13대책 이후 혜택이 크게 축소됐지만 그럼에도 등록 임대주택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규 입주물량도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약 45만 가구가 집들이를 했고 특히 수도권도 입주물량도 2만5442가구에 달한다. 최근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 전세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 1만 세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지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이 단지의 입주가 지난해말 시작되자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기준 8억원대에서 최근에는 5억원 초반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과 강동구, 위례신도시 등은 물론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수요는 줄면서 공급 물량 증가의 영향력은 더욱 위세를 발휘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력한 대출규제로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붙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전망이 나쁘다보니 집주인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 사업 추진이 연기되면서 예년과 달리 이주수요가 줄어든 것도 전셋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연초 부동산 비수기에 서울 전역의 전셋값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고 당분간 신규 입주물량이 많아 지금과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분간 매매시장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전셋값도 동반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권대중 교수는 "등록 임대주택이 지난해 크게 늘어 5~8년간은 전세집 공급이 안정화되는 반면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려 이주 수요는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봄 이사철에도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전셋값은 당장 값을 낮추더라도 2년뒤 시장 상황이 바뀌면 다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산의 손실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하방 경직성도 크지 않아 시장 상황에 순응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전셋값도 시장 흐름에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최근 전세 재계약이나 분양 대기수요 등으로 전세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일부에서는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투자법) 기회를 노리는 수요가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전셋값이 동반하락 하는 등 시장 상황이 쉽지가 않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지난해 전셋값은 1년 넘게 하락을 유지해왔고 연말로 갈수록 겨울철 부동산 비수기와 공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도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시작되자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올해도 서울 등 수도권에 입주물량이 많은 반면 대출규제 등으로 고가아파트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집주인도 전세시장에서 눈높이를 낮추며 세입자 '모시기'에 나섰다. 지금의 추세에서 이탈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기준 전셋값은 전년대비 1.80% 떨어졌다.
전셋값 하락은 지난 2004년(-4.98%) 이후 14년만으로 주간아파트매매시장 동향 통계로는 58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울산(-8.98%), 경남(-4.70%) 등 지방의 하락세가 가파르고 경기(-2.86%) 등 수도권(-1.48%)도 전년과 비교하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전셋값도 한해동안 0.25% 오르는데 그쳐 2004년(-7.22%) 이후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이 같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공급물량 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까지 등록된 민간 임대주택은 총 132만5000채로 전년말 98만채 대비 약 35% 증가했다. 정부가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시행한데 따른 것으로 9·13대책 이후 혜택이 크게 축소됐지만 그럼에도 등록 임대주택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규 입주물량도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약 45만 가구가 집들이를 했고 특히 수도권도 입주물량도 2만5442가구에 달한다. 최근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 전세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 1만 세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지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이 단지의 입주가 지난해말 시작되자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기준 8억원대에서 최근에는 5억원 초반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과 강동구, 위례신도시 등은 물론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수요는 줄면서 공급 물량 증가의 영향력은 더욱 위세를 발휘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력한 대출규제로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붙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전망이 나쁘다보니 집주인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의 경우 재건축 재개발 사업 추진이 연기되면서 예년과 달리 이주수요가 줄어든 것도 전셋값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연초 부동산 비수기에 서울 전역의 전셋값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고 당분간 신규 입주물량이 많아 지금과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분간 매매시장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전셋값도 동반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권대중 교수는 "등록 임대주택이 지난해 크게 늘어 5~8년간은 전세집 공급이 안정화되는 반면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려 이주 수요는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봄 이사철에도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전셋값은 당장 값을 낮추더라도 2년뒤 시장 상황이 바뀌면 다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산의 손실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하방 경직성도 크지 않아 시장 상황에 순응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전셋값도 시장 흐름에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최근 전세 재계약이나 분양 대기수요 등으로 전세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일부에서는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투자법) 기회를 노리는 수요가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전셋값이 동반하락 하는 등 시장 상황이 쉽지가 않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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