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북미회담 장소 협의"…북미 고위급 대화촉구 차원

기사등록 2019/01/07 13:51:43

"교착상태 빠진 북미 고위급 대화 추동·견인 차원"

6·12북미회담 고려했을 때, 아시아권 가능성 있어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과 협의 중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 회의 참석차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논의하고 있다"며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북미 간의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시사했지만, 북한이 상응조치로 요구하고 있는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미국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볼 때까지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 입장에서) 아직 미국의 입장이 바뀐 것이 확인이 안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시사했다는 것은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해 북한의 적극적인 고위급 대화 참여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3일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마지막 몇 주 간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장소에 장단점 파악을 위해 현지에 인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차 회담 장소로는 1차 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를 제외한 베트남·인도네시아·하와이·몽골·비무장지대(DMZ)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장거리 운항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본인의 전용기(참매-1호)를 사용하지 않고 에어차이나 소속 747 항공기를 이용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권에서 회담이 개최돼야 북한 입장에서 의전과 경호 등 실무적인 협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2018.06.1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2018.06.13.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그러나 회담 장소에 대한 미국 측의 탐색적인 움직임은 있지만 북한 관료들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북미 고위급 대화의 진척 여부에 따라 실제 장소 발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제기된다.

아울러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정상회담 장소가 먼저 발표되고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의제 조율 등을 이어간 점을 미뤄봤을 때, 1차 정상회담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두 정상의 의지에 따라 고위급 대화의 진척 여부와 별개로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의 실질적인 비핵화 실행 요구와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 간에 간극을 단기간에 좁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 밖에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과 달리 북한 외무성 등의 외부 움직임이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호 문제가 용이한 평양이나 판문점 등에서의 개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 북미 간 고위급 대화에서 상당한 진척이 없는 한 힘들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신 센터장은 "(평양이나 판문점 등에서 열리는) 그런 수준은 아닌거 같다"며 "1차 정상회담 때는 (회담)내용이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논의됐지만, 지금은 (북미) 양측 누구도 그런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시사되면서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나, 또는 김 위원장의 추가적인 중국 방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한 달 전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깜짝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나기도 했다.

한편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의제 조율을 담당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의전·경호 등을 담당했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의 활발한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이들의 동선이 당분간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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