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되지 않아 피해 키워
5월 안전점검 받았지만 지적사항 받지 않아
소방당국과 종로구청 등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건물은 1983년 지어졌다. 건축대장에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다. 연면적 614.3㎡로 2층 24개실, 3층 29개실, 옥탑 1개실 등으로 구성됐다. 1층은 일반음식점으로 사용됐다.
구 관계자는 "2009년 이전 지어진 건물은 소방서에서 받은 필증만 있으면 영업을 할 수 있었다"며 "고시원 등록을 하지 않아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기타 사무소'로 등록됨에 따라 올해 실시된 국가안전대진단 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기타 사무소'는 국가안전점검대진단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월5일부터 4월13일까지 실시됐다. 당초 29만8580개소가 계획됐으나 이보다 4만7766개소가 추가된 34만 6346개소를 점검했다. 쪽방촌과 고시원 등 8300여곳이 점검 대상이었다.
이 고시원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관련 법상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결국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지하층 150㎡ 이상이거나 창문이 없는 층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 고시원은 이런 조건에 해당되지 않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특히 이 고시원은 지난 5월 다중이용시설 특별화재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안전점검을 받았지만 특별한 지적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5시 종로구 관수동 인근 지상 한 고시원 건물 3층 출입구에서 불이나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불은 3층 출입구 쪽에 위치한 301호 전열기에서 시작됐다.
사망자들 신원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사상자 대부분이 50대 후반~70대 초반의 일용직 노동자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한강성심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으로 옮겨진 상황이다.
이 불은 소방대원 173명과 경찰 40명 등 총 236명이 투입돼 오전 7시께 꺼졌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화재현장에서 상황점검을 하고 소방 관계자들로부터 사상자 발생 등을 보고 받았다.
김 장관은 "전담직원을 배치해 사상자 신원을 빨리 파악해 가족들에게 사고내용과 구조상황 등을 알려주고 유가족 편의제공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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