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이 또한 음악이려니···'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UFO'

기사등록 2018/09/02 06:01:00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마이크 하울링으로 나는 '삐~'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8월3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서울시향의 '영웅의 생애' 무대.

오케스트라 공연에 마이크? 가만히 귀기울여보니 객석 왼쪽 뒤편에서 그 소리는 점점 무대 쪽으로 다가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하고 톰 크루즈가 주연한 SF 가족영화 '우주전쟁'의 미스터리한 장면에나 나올 법한 사운드 질감이다.

스코틀랜드의 타악기 연주자 콜린 커리(42)가 워터폰을 들고 나왔다. 현악기의 활을 사용하는 이 악기는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철로 된 체명악기다. 마이클 도허티의 '타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UFO'(1999)의 아시아 초연 서막이 오른 것이다.

'UFO'에 대한 가설과 이에 열광하는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체 5악장이다. 타악기 독주자가 10여종의 타악기를 쉴 새 없이 연주, UFO의 이미지를 관객에게 전한다. 예측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리듬과 오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일품인데, '웽~'하고 울리는 기계식 사이렌 등이 터져나온다.

지휘자를 중심으로 양쪽에 펼쳐진 비브라폰, 드럼을 비롯한 다양한 타악기들이 성벽처럼 오케스트라를 보호하고 있다. 커리가 10여종의 타악기를 쉴 새 없이 연주하며 소리의 대포 또는 소통을 위한 신호를 연신 쏘아올릴 때 청중의 머리 위에서는 저마다 UFO가 떠돌아다니는 듯했다.

천진한 웃음을 지은 채 장난감 로봇을 들고, 객석에 있는 어린이를 향해 소리를 내는 그는 실험실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는 괴짜 박사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리 채집가라고나 할까. 오케스트라와 여러 타악기가 만나 이렇게 신기하고 재미난 소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나. 조화롭고 깨끗한 소리만 음악이란 법은 없다. 악기를 할퀴고 두드리고 때리는 음이 우주의 시간 안에서 만들어지는 음의 파동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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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9/02 06: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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