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000억 유로 규모 채권 발행 때 미국이 지원 제안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할지는 미지수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에게 내년 발행 예정인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콘테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재무부가 내년 4000억 유로(약 517조5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때 미국이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17년 130%에 달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자산 매입을 통해 금리를 낮춰 금리가 떨어져 상환 부담을 줄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올해 12월 종료된다.
이탈리아 국채는 지난 3월 총선에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당이 승리한 이후 가격히 급락(수익률 급등)하고 있다.
콘테 총리가 이끄는 반(反) 유럽연합 색채의 포퓰리즘 정권이 출범하면서 정치 상황이 불안해지고 재정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채권을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할 경우 채권을 매도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고심 중인 콘테 총리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원군을 얻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나오는 건 반(反)이민 정책을 펴고 있는 콘테 총리와 코드가 잘 맞는 측면도 있지만, 유럽연합의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미국이 어떻게 개입해 지원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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