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거취' 장고… 설조스님 "단식 중단 없다"

기사등록 2018/07/27 18:47:11

88세 노스님, 폭염 속 38일째 단식 농성

설정 총무원장 "조만간 진퇴 여부 결정"

설조 스님 "조만간이 언제일지…계속 단식"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천막에서 설조스님이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2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계종은 현재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 지홍 포교원장 등 종단 3대 기구의 수장이 은처자와 성희롱, 돈 문제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다. 2018.07.1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천막에서 설조스님이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23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계종은 현재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 지홍 포교원장 등 종단 3대 기구의 수장이 은처자와 성희롱, 돈 문제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다. 2018.07.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단식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구석에 위치한 설조 스님의 16.5㎡(약 5평) 파란 천막은 열기로 가득했다. 천막 안에 위치한 가정용 선풍기 두 대로도 폭염을 막을 수 없었다.

 숨겨진 자녀가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38일째. 생수로 목을 축이며 힘겹게 말을 이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작기만 했다.

 설정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뜻을 모아준다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모색해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퇴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설정 스님이 "종단 주요 구성원의 뜻이 모이면 그 뜻을 따르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 설조 스님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설정 스님이) '조만간' 퇴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는데 그 조만간이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설정 스님의 오늘 회견이 특별한 변화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단식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조 스님은 "오늘 오전에 설정 스님과 만났을 때 '마음을 비웠다'고 두 번이나 말을 했다"면서도 "마음을 비웠다는 게 앞으로 더 거침없이 하겠다는 것일 수도 있고, 물러나겠다고 한 것일 수도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설정 스님이 제시한 퇴진 조건에 대해서도 "종단 주요 구성원의 뜻을 모으겠다는데 그 구성원들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 모으겠나. 국민 여론조사를 하면 또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한 신자들 다수는 설조 스님의 단식에 대해 "높으신 분에게 무례하다", "실제로 단식을 하는지 어떻게 아냐"며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설조 스님의 단식을 지지하는 이들은 "아침에 의사가 검진을 하는데 날이 더운데 스님이 부정맥이 있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며 "30일 안팎으로 지도부가 물러날 줄 알았는데 벌써 38일, 곧 40일이 되어간다"고 퇴진 압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종 관계자는 "총무원장이 사퇴할 경우 종헌 종법에 의해 총무부장이 권한대행을 맡아 60일 내에 총무원장의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여 "아직 퇴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고, 그 시기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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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거취' 장고… 설조스님 "단식 중단 없다"

기사등록 2018/07/27 18:47:1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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