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맹비난한 '노르트 스트림 2' 뭐길래

기사등록 2018/07/12 12:09:38

최종수정 2018/07/12 14:10:52

【포르토바야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독일과 러시아 간의 천연가스관 연결사업인 '노르트 스트림'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노르트 스트림'은 독일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키우는 부적절한 사업이라며 유럽의 부국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국이 유럽을 러시아로부터 방어하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0년 4월 9일 러시아 포르토바야 만에서 진행 중이 노르트 스트림 공사현장.2018.07.11
【포르토바야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독일과 러시아 간의 천연가스관 연결사업인 '노르트 스트림'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노르트 스트림'은 독일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키우는 부적절한 사업이라며 유럽의 부국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국이 유럽을 러시아로부터 방어하는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0년 4월 9일 러시아 포르토바야 만에서 진행 중이 노르트 스트림 공사현장.2018.07.11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독일을 향해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나토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독일을 비난하리라는 점은 이전부터 충분히 예상됐었지만, '러시아의 포로'란 표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을 위와 같이 비판하면서, 그 근거로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 2' 천연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거론했다.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우스트루가로부터 독일 북부 그라이프스발트까지 1200여㎞에 이르는 가스관 건설 계획으로 2019∼2020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총 950억 유로(약 125조27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중 절반은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스관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독일의 빈터셸과 유니페르, 오스트리아의 OMV,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사 로열 더치 셸, 프랑스의 엔지 등 5개사가 각각 10분의 1인 95억 유로씩 부담한다.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이 완공되면 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천연가스 량은 1100억㎥로, 현재 운영 중인 '노르트 스트림'을 통해 운반되는 천연가스 량의 2배에 달하게 된다.

 독일은 이 가스관 건설 계획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독일은 2022년까지 원전에 대한 의존을 없앨 계획이다. 2050년까지 모든 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꾼다는 계획이지만 그때까지는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을 높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독일은 천연가스의 50∼7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만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또 석유 수입도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은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을 통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안정적 공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부 유럽 국가들은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이때문에 이 가스관 건설 계획을 둘러싸고 유럽은 이미 분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반대 국가들은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이 완공되면 러시아가 기존의 '노르트 스트림'을 통한 가스 운반을 조절해 자신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2 가스관을 통해 보다 큰 시장인 서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은 유지하면서 제1 가스관을 통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반도 강제합병 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천연가스 량을 통제했던 일이 더욱 손쉬워질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트럼프 이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진다며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에 대한 미국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미국은 유럽이 에너지 안보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북해 유전에서 유럽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천연가스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그 이후 유럽 시장을 노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은 이 같은 미국의 목표를 저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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