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시스】변재훈 기자 = 1448일 동안 왼쪽으로 누워있던 세월호가 바로 세워진다.
선체조사위원회와 현대삼호중공업은 10일 오전 9시께부터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직립 작업을 벌인다.
세월호 선체는 좌현과 밑바닥에 33개씩 설치된 수평·수직 철제 빔으로 감싸져 있다.
세월호를 'ㄴ'자 모양으로 감싼 수평·수직 빔 66개는 1만t급 해상크레인(HD10000)의 8개 블록로더와 쇠줄 128개로 연결돼 있다.
해상 크레인의 8개 블록로더 중 앞쪽 4개는 수평 빔과 연결돼 있으며, 뒤쪽 4개 블록로더는 수직 빔과 연결돼 있다.
선조위는 직립 시작 전에 쇠줄 상태를 최종점검하고, 선체를 서서히 들어올리면서 128개 쇠줄과 선체 사이에 발생하는 간섭현상(쇠줄이 선체에 닿는 현상)을 확인하며 직립 작업을 이어간다.
간섭현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선체 구조물 절단 가능성을 열어두고 쇠줄을 최대한 팽팽하게 만든다.
선체의 무게 중심이 균형있게 인계인수될 때까지는 앞쪽 4개 블록로더에 연결된 64개의 쇠줄에만 하중이 실린다. 이후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게 되면 뒤쪽 4개 블록로더의 64개 쇠줄에도 힘이 실린다.
누워있는 선체를 1도까지 들어 올리는 순간에 4300여 t의 무게가 수평 빔에 균형있게 배분된다.
1도를 들어 올릴 때부터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순간까지 선체 균형 유지와 앞쪽으로 쏠린 무게 중심을 쇠줄에 균형있게 배분하는 데 주력한다. 자칫 균형을 잃어 하중이 한쪽으로 실리면 선체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게 중심이 수평 빔에서 수직 빔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뒤쪽 4개 로더에 힘이 실리면서 안정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다. 선조위는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시점을 선체를 40도 이상으로 들어 올렸을 때로 보고 있다.
실제 직립 과정에서 크레인이 들어야 할 중량은 선체 무게 6950여 t에 선체를 감싸고 있는 철제 빔 등의 무게를 합친 1만430여 t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9430t의 하중이 수평·수직빔의 연결점이자 힘을 가장 많이 받는 '힌지(움직일 수 있는 구조 접합 부분)'에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선조위는 힌지가 무게 중심과 균형을 제대로 잡는지 확인하며 직립 작업을 진행한다.
선조위는 지난 9일 오전 시행된 예행연습에서 선체를 수평 빔에서 수직 빔으로의 무게 중심 이동 전인 40도까지 들어올렸다.
이 과정에 4차례의 간섭현상이 생겨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간섭요인을 제거했다. 또 쇠줄이 선체를 균형있게 지탱하는지도 확인했다.
선조위는 예행연습을 통해 확인된 문제점과 변수들을 검토·보완해 직립 과정에 반영한다.
직립 과정은 35도, 40도, 50도, 55도, 90도 등 총 6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직립은 안전한 작업을 위해 4시간 내에 마무리될 방침이다.
직립 작업의 주요 변수로는 부식으로 약해진 선체와 바다 위에 떠있는 해상 크레인에 흔들림을 줄 수 있는 바람 등이 꼽히고 있다.
초당 8m가 넘는 바람과 2m 넘는 파도가 발생할 때에는 직립 작업이 불가능하다. 다행히 이날 목포지역의 날씨는 작업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해상 크레인에 부하가 걸리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600t급 육상 크레인과 예인선 2척이 대기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