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경영 분리]한진그룹,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소리 높아…선진국 사례는?

기사등록 2018/05/07 06:42:32

미국, 주주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 보편화…기업 주인은 '주주'

독일, 종업원 대표들이 기업 경영 감시 등 적극 참여하는 문화

일본, 노조를 경영의 중요한 주체로 인식…종업원 목소리 반영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한항공일반노조·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및 적정인력 확보 등 근무 환경 개선과 오너일가의 갑질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8.04.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대한항공일반노조·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및 적정인력 확보 등 근무 환경 개선과 오너일가의 갑질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어떤 형태의 기업 지배구조가 기업가치 및 경쟁력 향상에 더 바람직하면서도 보탬이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촉발되면서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보편화된 전문 경영인 중심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 국가는 각국 전통과 기업문화에 따라 지배구조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주주, 종업원, 노조,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기업경영에 적극 반영되면서 우리나라처럼 무소불위 오너들의 갑질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주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가 보편화 돼 있다. 기업의 주인을 주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도 주주에 맞춰 구축돼 왔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창업가 또는 오너 일가에 의해 직접 운영되지 않으며, 거대 기업이라고 해도 최대 주주의 지분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그다지 높지 않다.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 기업들은 대의민주주의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즉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을 이사로 선출하고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는 최고 집행 경영진을 선임해 이들 전문경영진으로 하여금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한다.

 단점도 존재한다.

 미국 기업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이사회에서 최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빈도가 높다. 최고 경영진이 이사회에 의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투자보다 단기간의 실적을 중시하는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기업을 주주, 노동자, 기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하나의 사회적 조직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제도가 형성된 것도 독일만의 특징이다.

 이런 성향은 국가 정책 결정 등에도 반영되는데 사용자 대표, 노동조합 대표, 정부를 포함한 공익 대표가 함께 참여해 중요한 사회 복지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독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기업 운영에 있어서는 종업원 대표들이 기업 경영에 적극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종업원들도 기업의 주인 중 하나라고 보는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의 노동자 대표는 기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경영자들로 구성된 경영 이사회를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감독이사회 이사로 참여,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또 사용자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사업장 평의회에서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것도 의무화 돼 있다. 매달 1회 이상 만나 의견 차이를 보이는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독일 기업 운영에 있어서 특이한 점은 은행이 기업 지배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독일 기업들은 후발 산업국으로 주식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화를 구축했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기업 자금 조달의 주요 원천이었다.

 주거래 은행이 최대 채권자이면서 동시에 최대 주주로서 기업 운영에 적극 관여하게 된 이유다. 독일 기업은 채권자이면서 대주주인 은행과 노동자 대표, 기업내 경영자들이 내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를 통제한다.

 이를 통해 기업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재를 차단하고 원만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며 오랜 시간동안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일본의 경우 기업에 따라 지배구조가 다른 경향이 많다.

 창업자와 지배 주주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도 있지만 전문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곳도 있다. 일본 기업의 지배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거대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면서 군인들에 의한 통치가 시작되기 전까지 일본 재벌은 우리나라의 재벌과 유사하게 창업자 가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세계 대전이 끝난 뒤 미국에 의한 군정이 실시되면서 전쟁 발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일본 재벌은 미군에 의해 강제 해체된다.

 이후 일본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된 주체는 경영자들로 구성된 사장회, 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주거래 은행, 종업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등으로 분산되게 된다.

 일본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대부분 그 기업에서 일하던 종업원 출신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업 노조의 경영 참여가 일반화 돼 왔다는 점을 방증한다.

 노조의 활발한 경영 참여가 이뤄져왔고 경영진에서도 노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문화가 정착되다보니 일본에는 기업이 주주의 것이라는 생각보다 종업원의 것이라는 성향이 생기게 된다.

 창업주 또는 지배 주주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이라도 종업원의 목소리를 사업 전반에 적극 반영한다. 전문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들도 노조를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주체로 인식, 경영을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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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경영 분리]한진그룹, 기업지배구조 개선 목소리 높아…선진국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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