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AP/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현지시간) 시리아 두마 화학무기 공격 사태와 관련한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안보리는 이날 미국이 발의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기관을 새로 설립하자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통과시키지 못했다.
표결에서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12개국이 찬성, 러시아와 볼리비아가 반대, 중국은 기권했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는 러시아의 지지를 얻고자 새로운 조사 기관이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전문적이라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한 공전의 노력을 펼쳤지만 좌절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미국의 독자적인 시리아 응징작전이 임박해졌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유엔대사는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려고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네벤쟈 대사는 결의안이 작년 11월 러시아가 연장을 막은 전문가 기구의 부활을 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택하지 못한 결의안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권한으로 30일 안에 조사 기구를 설립하고 시리아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네반쟈 러시아 대사는 결의안에는 시리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인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이전에도 수차례 서방 주도의 시리아 결의안 채택을 막았다.
네반쟈 대사는 두마 화학무기 공격의 진상 규명을 위한 공정한 조사를 실시한다면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당연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진상을 파헤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직한 방식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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