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사학스캔들이 모리토모(森友)학원에 이어 가케(加計)학원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10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아베 총리가 그간 관련성을 부인해온 사학재단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와 관련해, 총리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지자체 문건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가케학원은 작년 1월 일본 정부로부터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아, 이달 에히메(愛媛)현 이마바라(今治)시에 오카야마(岡山)이과대학 수의학부를 개교했다.
일본 정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낸 것은 52년만에 처음으로, 야권은 지난해 아베 총리가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그동안 가케학원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이후 아베 정권은 일련의 사학 스캔들을 겨우 봉합하는가 싶었으나,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재무성의 모리토모학원 문서조작 폭로에 이어 이번에는 가케학원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문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에히메현측이 2015년 4월13일 작성한 것으로,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총리 안건'이라고 기록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에히메현 및 이마바리시 직원, 그리고 가케학원 간부가 같은해 4월2일 야나세 다다오(柳瀬唯夫) 당시 총리 비서관 등을 만나 면담을 했는데, 야나세 비서관이 현 직원 등에게 "이번 건은 총리 안건이다" "내각부 후지와라(藤原) 차장의 공식 자문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아베 총리가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도록 압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야나세 당시 비서관은 현재 경제산업심의관을 맡고 있는데, 그는 가케학원 스캔들이 불거진 작년 7월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 면담과 관련해 “내가 기억하는 한 만난 적이 없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발뺌한 바 있다.
한편 가케학원의 이사장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郎)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문부과학성은 2016년 가을 내각부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총리관저 최고 레벨의 뜻" "총리의 의향"이라고 전달한 내용을 기록한 내부 문건이 있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그간 가케학원의 수의대 신설에 대해 "내가 관여했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자신의 지시나 관여를 강력히 부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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