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FT 등 "北, 남북·북미회담 앞두고 北中동맹 필요성 절감"

기사등록 2018/03/28 10:18:34

【베이징=신화/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인 리설주(맨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 위원장 부부의 중국 방문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베이징=신화/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인 리설주(맨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 위원장 부부의 중국 방문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NYT "김정은,트럼프 회담 앞두고 중국의 동의 또는 조언 구하려해"
FT ·WP "전격 방중, 중국을 안심시키려는 의도"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극적인 중국 방문은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연쇄적으로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그동안 소원했던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복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기 때문이란 외신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외신들은 또한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차이나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지도적 역할을 다시 복원하려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북한과 중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7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NYT는 지난 2011년 집권한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첫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를 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김 위원장의 극적인 중국 방문은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글로벌 외교의 급물살에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동의 혹은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시유(楊希雨) 중국 외교부 한반도문제담당국장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에서 양보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고 있다. 그는 기껏해야 풀을 깎을 뿐 뿌리 채 들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부분 양보를 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스인홍 중국정부 외교자문 및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최근 수년간 북중 간 긴장된 관계가 지속돼 왔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한반도 상황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건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이제 매우 어려운 경제상황을 맞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게임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중국의 반대를 무릅쓴 채 핵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을 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해왔다. 북한산 석탄과 해산물 등의 수입을 줄이는 등 북한과의 교역량도 크게 줄였다.

  중국은 그러나 북한에 전적으로 등을 돌리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양국 간 역사적인 유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NYT는 김 위원장이 아버지인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집권 6년 후 중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했었다. NYT는 당시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 역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북중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고 상기시켰다.

 김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중국 방문했을 당시 중국의 경제특구를 방문했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그에게 시장개방의 장점을 보여주었다. NYT는 그러나 현재 북한 지도자들은 그러한 행보를 보이고는 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틀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은 오랜 동안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었지만 양국 간 관계는 지난해 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실험에 박차를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은 지난해 유엔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지지했다”라고 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동맹국들은 물론 자신의 참모들까지 놀라게 했다. 분석가들은 이로 인한 가장 큰 외교적 패자는 중국이라고 보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 외곽으로 밀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 간 레버리지(지렛대) 역할도 잃을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런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미대화가 중국과의 동맹을 저버려는 의도가 아님을 중국 측에 확인시켜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FT는 김 교수가 “김정은은 북한이 미국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우려를 가라앉히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 간 회담은 그동안 불편했던 북중 간 관계를 다시 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FT는 양 교수가 “중국은 한반도에서 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한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고립을 탈피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샤오허북경인민대학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극적인 연극이 시작되려는 역사적인 순간에 중국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은 중국의 지도적 역할을 복원시킬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정치전문대학인 중앙당교 교수출신인 장롄구이(張璉瑰)  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이슈는 단지 북미 협상을 통해서만 풀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핵 문제는 지역 안보 이슈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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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3/28 10:18:3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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