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이란서 개혁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기사등록 2018/01/06 07:00:00

【로마=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이란 반정부시위 지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8.1.3.
【로마=AP/뉴시스】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재 이란 대사관 밖에서 이란 반정부시위 지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8.1.3.

 【서울=뉴시스】연말연시 이란에서 8년래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현지 정부와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하산 로하니 정권을 규탄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는 일주일 만인 이번달 3일 잦아들었지만 사망자가 21명이 나왔고 45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번 사태는 2009년 부정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벌어진  '녹색 운동'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다. 고학력 중산층이 녹색 운동을 이끌었다면 이번 시위는 노동자와 서민층이 주도했다.

 시위는 이란 북동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실업률 12.6%, 물가 상승률 10%에 이르는 열악한 경제 환경에 항의하는 시위였지만 점차 로하니 정권으로 화살이 집중됐다.

 사회개혁을 원하는 젊은이들, 이슬람 율법의 남녀차별을 반대하는 여성들까지 시위에 가세하면서 이란 신정체제의 상징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번 시위는 온건파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에도 생활 수준이 개선되지 않자 그동안 쌓인 국민들의 분노와 염증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서방과의 핵협정 타결 후로도 이란 경제는 고물가, 고실업률에 신음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경제난 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의 배후에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 이스라엘의 음모가 도사리 있다고 외부 개입설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시위가 발생하자 곧바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또 이란 내정 개입을 자제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현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적들은 이란에 잠입하고 공격할 기회를 항시 노리고 있다"며 "돈, 무기, 정치, 정보 기관 등을 활용해 내정에 간섭하려고 한다"고 국민들에게 정부 지지를 호소했다.

 이란 신정체제 수호 역할을 해 온 혁명수비대는 시위 규모가 줄어들어 3일 완전히 사태가 종결됐다고 발표했다. 또 테헤란과 마슈하드 등 이란 곳곳에서는 친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누그러졌지만 이번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는 오는 13일을 전후해 이란의 핵협정 준수 여부를 재평가한다.

 트럼프가 시위를 빌미로 이란 핵협정 폐기를 밀어붙일 거라는 전망과 이란 내 강경파 득세, 국제사회의 중동 정세 악화 우려를 고려해 속도를 조절할 거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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