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전 야산에 고준희양 매장…친부·내연녀 모친 '구속'

준희양 사망 경위와 가족들 가담 여부 수사 탄력

【전주=뉴시스】윤난슬·강인 기자 = 전북 전주의 '고준희(5)양 유기' 사건과 관련, 친아버지 고모(36)씨와 내연녀 어머니인 김모(61)씨가 30일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전주지법은 이날 고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염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씨와 김씨는 지난 4월 27일 새벽 준희양의 시신을 군산시 내초동의 한 야산에 깊이 30㎝가량 구덩이를 파고 숨진 준희양을 수건에 싼 채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준희양은 같은 달 26일 고씨가 거주하던 완주군 봉동읍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고씨는 "김씨가 살던 전주시 인후동 주택에서 준희가 지난 4월 26일 오후 11시께 토사물에 의해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딸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 지 고씨는 진술을 번복했고, 이번에는 아이의 사망 시간과 내연녀가 개입한 정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고씨는 "지난 4월 26일 아침까지 완주 봉동 아파트에 딸과 함께 있었고, 당시 딸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옮기려고 차에 실었더니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면서 "숨진 딸을 차에 태워 내연녀 이모(35)씨와 함께 김씨의 집에 두고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가 죽은 것을 알고 이씨와 함께 이씨 어머니 집으로 가서 시신을 맡기고 출근했다"며 "퇴근 이후에 준희를 군산 야산에 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시신 유기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씨와 김씨의 구속을 통해 경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건의 쟁점은 사망 경위와 가족들의 가담 규모인데, 아직 고씨 등은 준희양이 음식물에 의한 기도 막힘으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고씨와 김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준희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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