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다툼 웅포CC]<하>'회원 주주제'… 부도난 골프장 제3의 길 가나

기사등록 2017/11/14 14:40:38

최종수정 2017/11/14 17:24:22

【익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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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뉴시스】심회무·강명수 기자 = 은행권 부채와 회원권 등 총 3500억원대 부도가 난 전북 익산 웅포 베어리버 골프장(CC)을 살리기 위해 회원들이 나섰다. 회원들은 초기 회원 권리찾기에 나섰다가 현재는 회원들이 뭉쳐 골프장 전체를 살리기 위한 경영 주체로 나섰다.

 그러나 부도를 낸 업체가 여전히 골프장 내부에서 허가권과 운영권 가지고 버티고 있고, 과거 경영진이 법의 허점을 이용해 소란을 부추기고 있다.

 '기본 자금 없이 행정 특혜를 받아 3500억원(회원권 1800억-대출 1700억)대의 자금을 일으킨 후 골프장의 부도. 부도 절차에 따라 빚을 청산한 이후 다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골프장을 되가져가는 수법'

 법정 자산만 2000억원대에 이르는 베어리버CC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을 요약한 말이다. 대다수 회원들은 이를 '수천억원대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회원들 분개, 권익회 결정해 대응

 회원들은 2014년 7월 권익회(회장 박진영)를 만들어 권리 찾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한울INC(㈜한울)는 웅포CC의 부동 자산을 취득한 이후 회원들에 대해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울은 웅포CC가 부도나자 부동 자산만 인수한 회사다.

 통상 골프장 회원들의 권리는 회원권 반환 청구권(입회금 반환)과 골프장 이용권 등 두 가지다. 회원권 반환 청구권은 ㈜웅포관광개발의 파산으로 사실상 소멸된 된 상태. 이용권도 ㈜한울이 막아 회원권 자체는 휴지 조각이었다. <뉴시스 관련 기사 <중>편 참조>

김우종 회원은 "처음에 회원들은 회원권 자금을 회수하기 보다는 그냥 골프라도 회원 대접을 받고 싶은 심정에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 조차도 어려워져 결국 집단행동과 함께 다양한 법적 대응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D금융사가 회원권 보장을 위해 ㈜한울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가 패배했다. 앞서 거론한대로 희원권은 ㈜웅포관광개발에 귀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과 SK 등 기업 회원권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사실상 회원권을 포기했다.

 개인 회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울은 코스 36홀 중 18홀(리버코스)만 ㈜웅포관광개발로 운영권을 남기는 식으로 회원이용권(라운딩)을 보장했다. 반면 메인 코스로 조성된 베어코스 18홀을 대중제(퍼브릭)로 전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울은 베어코스 이름도 '에머럴드CC'로 바꾸고 직접 운영 체제를 갖췄다.
 
 이때 ㈜한울의 내분이 시작됐다. ㈜한울의 전 대표와 공동이사로 나선 K씨(150억원 출연)간 대표권 분쟁이 일었다. K씨가 ㈜한울 전정숙 대표와 김승학 전 회장이 자신을 속이고 돈을 가져갔다며 골프장을 넘기라고 소송을 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웅포관광개발 김 전 회장이 수억대의 자금을 횡령한 사실도 회원들에게 적발됐다.

 회원들은 즉각 김 전 회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각종 민원을 제기해 ㈜한울을 압박했다. 베어코스 18홀을 일반제로 전환한 것도 잘못됐다는 전북도의 결정이 내려졌고 영업정지 조치까지 나왔다.

 이러던 중 김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되고 ㈜한울의 대표권 분쟁에 나섰던 K씨도 무고 혐의로 구속됐다. ㈜한울의 전 대표만 남았다.

 회원 권익회는 아예 회원들이 인수해 회원 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다. 권익회 박진영 회장은 몇몇 회원들과 함께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한울의 주식 60%를 인수해 회사 이름을 '베어포트 리조트'를 만든다.

 ㈜한울 전 대표는 자신의 지분을 넘기는 조건으로 현금 60억원을 받았다. 초기 ㈜한울의 자금을 댔던 K씨의 지분(30%)도 제3자를 거쳐 '베어포트 리조트'로 넘어왔다.

 박 회장이 베어포트 리조트 대표가 되고 회원으로 활동했던 김우종씨가 부회장으로 나서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나섰다. ㈜한울을 인수하고 일부 정상화시키는 작업에서 약 3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어포트 리조트'의 첫 작업은 회원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회원을 회사 주주로 참여시키는 작업이었다. 박 회장은 "입회금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받기 불가능한 구조였다"며 "회원 주주제가 그나마 유일한 돌파구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베어포트 리조트'는 기존 회원들에게 기존 입회금의 2%만 더 출연하면 해당 지분만큼 주식을 배분키로 했다. 예를 들어 1억원짜리 회원권을 가진 회원이 200만원만 내면 주주로 참여시킨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베어포트 리조트는 ㈜한울 인수에 쓰인 자금을 충당하고 모자라는 돈은 주요 이사들이 일단 충당했다는 것.

 베어포트 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총 회원 1000여명 중 현재 회원 800명 가까이 이에 동참한 상태다. 나머지 200여명 중 150여명은 관망하거나 회원권 자체를 포기한 상태이고 50명 정도는 여전히 입회금 반환을 요구하며 회원 주주제를 반대하고 있다.

 회원 주주가 되면 주식을 팔기 전에는 골프장 이용권을 영구히 보장받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일선 회원권 판매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휴지 조각에 불과했던 웅포 회원권이 주주 전환으로 원가의 30~40% 수준에서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내장객도 3배 가까이 늘었다.

 박 대표는 "휴지화된 회원권이 30%라도 대접을 받는 것은 회원 주주제가 일단 성공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완전 정상화되면 60~7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산=뉴시스】강명수 기자 =
【익산=뉴시스】강명수 기자 =

 ◇순탄치 않은 과정…과거 세력의 집단 반발

 그러나 이런 베어포트리조트의 길은 순탄치 않다. 우선 과거 세력들의 반발이다.

 ㈜한울 대표로 60억원을 받고 자신의 지분을 팔았던 전정숙씨가 지난 8월 베어포트 리조트를 상대로 지분 매매 무효 소송에 들어갔다. 전씨는 "매매 조건으로 회원권 보장을 약속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계약 위반으로 매매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몇 몇 회원과 함께 비상대책위를 결성해 대응에 나섰고 여기에 익산 상공회의소 소속 몇몇 회원들이 '웅포지킴이'란 이름으로 가세한 상태다.

 이에 대해 베어포트리조트는 2년간 침묵하던 전 씨가 갑자기 지분 매매 무효 소송에 나선 것은 김 전 회장의 출감(2년 만기)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 전 회장 출감하자 다시 전 씨를 조정하고 있고 전 씨 역시 60억원 수수에 대해 명분을 찾아야 했다는 것이다.

 또 회원 주주제에 반대하고 나선 일부 회원들은 입회금 반환에 대해 구세력으로부터 일정한 구두 약속을 받아 이에 대한 기대가 있는 상태인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주주제 반대 회원들은 이에 대해 "주주제는 일부 세력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골프장을 헐 값에 인수하기 위해 내세운 허울"이라며 "입회금 반환권을 소멸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 큰 난제는 파산 상태에서 골프장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웅포관광개발이다. 앞서 거론한대로 부도난 ㈜웅포관광개발은 골프장 없이 허가권과 영업권만을 가지고 운영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측근을 대표로 세웠고 이사도 운전기사 출신으로 배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웅포관광개발은 리버코스 18홀의 영업 주체로 사실상 김 전 회장이 아직도 웅포CC의 운영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도 베어코스는 베어포트리조트가 리버코스는 ㈜웅포관광개발은 운영하는 2원제가 도입돼 회원이나 일반인이 불편이 상당한 상태다.

 얼마전까지 김 전 회장측이 클럽 하우스 식당 운영권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2년여 가까이 골프장 식당이 운영되지 않았다가 최근에야 베어포트리조트가 강제 회수해 새로 문을 열었다.

 베어포트리조트는 ㈜웅포관광개발의 허가권과 운영권에 대해서도 그 효력에 대해 법적 판단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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