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에서 여중생들이 또래 여학생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한 사건과 관련, 가해 학생 2명이 2개월 전에도 피해 학생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은 지난 1일 부산 사상구의 한 골목에서 또래 여학생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하는 모습. 2017.09.04. (사진=CCTV 캡처)[email protected]
가해자 장난이라지만 피해자 평생 트라우마
심각한 후유증에 자살시도까지 불러와 심각
치유 못하면 피해자 분노로 가해자 될 수도
신체 괜찮아질 수 있지만 마음은 쉽게 안돼
【서울=뉴시스】이예슬 홍지은 기자 = "(사건)지난지가 언젠데 지금와서 난리야." "상관 없어 저거 어차피 다 흘러가. 나중에 다 묻혀."
강릉 여고생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메신저로 나눈 대화다. 가해자들은 지난 7월에 벌어진 폭행을 두고 '이미 지난 일', '어차피 다 묻혀버릴 일'로 간주했다.
여론의 관심은 사그라들 수 있겠지만 피해자들은 평생 지우지 못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안고 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장기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부산·아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강릉 여고생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사범은 매년 1만4000여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적발된 학교폭력사범은 6만3429명에 달한다.
피해자가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학교폭력이 불러올 부정적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해자들이 장난이라고 여긴 사건에도 피해자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거나 자살 시도를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청소년은 여명이 길기 때문에 폭력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괴로워서 자살시도 등을 해도 가해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그렇게 힘들어할 줄 몰랐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가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각한 후유증에 자살시도까지 불러와 심각
치유 못하면 피해자 분노로 가해자 될 수도
신체 괜찮아질 수 있지만 마음은 쉽게 안돼
【서울=뉴시스】이예슬 홍지은 기자 = "(사건)지난지가 언젠데 지금와서 난리야." "상관 없어 저거 어차피 다 흘러가. 나중에 다 묻혀."
강릉 여고생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메신저로 나눈 대화다. 가해자들은 지난 7월에 벌어진 폭행을 두고 '이미 지난 일', '어차피 다 묻혀버릴 일'로 간주했다.
여론의 관심은 사그라들 수 있겠지만 피해자들은 평생 지우지 못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안고 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장기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부산·아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강릉 여고생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사범은 매년 1만4000여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적발된 학교폭력사범은 6만3429명에 달한다.
피해자가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학교폭력이 불러올 부정적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해자들이 장난이라고 여긴 사건에도 피해자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거나 자살 시도를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청소년은 여명이 길기 때문에 폭력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괴로워서 자살시도 등을 해도 가해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그렇게 힘들어할 줄 몰랐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가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이 얼마나 괴로워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최근 SNS를 통해 '부산 사하구 여중생 집단 특수상해'라는 제목과 함께 폭행을 당해 피투성이 된 상태로 무릎을 꿇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2017.9.03. (사진=해당 SNS 캡쳐)[email protected]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또다른 종류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공정식 한국심리과학연구센터 교수는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치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각한 후유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일환으로 피해자의 분노가 극대화 돼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가 이뤄져야 한다"며 "아이들의 싸움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큰 충격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시간이 한참 흐른 후 후유증이 발현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조아미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어떤 사람은 후유증이 10년, 20년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며 "트라우마는 1~2년 지나고 잠잠해 질 수는 있겠지만 완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중에 잠재돼 있다가 어느 상황에서 나올지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조 교수는 "신체는 몇 달 안에 괜찮아질 수 있겠지만 마음은 쉽게 치유가 안 된다"며 "오랜 시간 옆에서 꾸준한 애정을 가지고 상담과 치유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피해자들이 또래에서 고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를 위해 의료전문가와 교육청·경찰·학교가 유기적으로 협동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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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식 한국심리과학연구센터 교수는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치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각한 후유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일환으로 피해자의 분노가 극대화 돼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가 이뤄져야 한다"며 "아이들의 싸움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큰 충격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시간이 한참 흐른 후 후유증이 발현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조아미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어떤 사람은 후유증이 10년, 20년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며 "트라우마는 1~2년 지나고 잠잠해 질 수는 있겠지만 완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중에 잠재돼 있다가 어느 상황에서 나올지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조 교수는 "신체는 몇 달 안에 괜찮아질 수 있겠지만 마음은 쉽게 치유가 안 된다"며 "오랜 시간 옆에서 꾸준한 애정을 가지고 상담과 치유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피해자들이 또래에서 고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를 위해 의료전문가와 교육청·경찰·학교가 유기적으로 협동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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