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윤아 기자 = 우리 정부가 17일 남북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북한에 제안하자 미국과 일본은 냉담한 반응을 나타낸 반면 중국은 환영의 뜻을 보였다.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두고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그만큼 다르기 때문이다.
미 백악관 션 스파이서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한국 정부의 남북대화 제안에 관한 미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 나온 말이니, 한국에 다시 돌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것이다. 백악관의 이런 반응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제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우회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뉴욕을 방문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한국이 북한에 요청한 내용이 확실치 않고, 제3국간의 일이기 때문에 코멘트를 삼간다"라면서도 "그러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지금은 압력을 가할 때라는 것을 정상간에 확인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환영의 뜻을 적극 밝혔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루캉(陸慷)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 정부는 남북 양측이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양측의 근본적인 이익에 부합되고 한반도 정세 완화에도 도움이 되며 지역 평화와 안정과 안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일중의 반응 차이는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대북기조에 대한 부담의 차이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나가는 기조다. 때문에 한국정부가 대화국면을 조성함에 따라 제재·압박의 효과가 덜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은 북한을 압박해 더 이상 어떤 미사일이나 핵도발을 못하게 하려는데 한국이 남북군사회담이나 적십자회담으로 대화모드를 조성하면 압박의 강도나 효과나 강도가 준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또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라는 일종의 탈출구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다.때문에 미,일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화된다고 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미국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 과거 진보정권과 미국과의 관계 재연에 대해 우려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한미관계가 대북정책으로 엇박자를 내면서 한미동맹의 불안함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내에는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며 "지난번 진보정부와 미국과의 관계처럼 대북정책으로 한미관계가 분열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다. 물론 한국이 그런점을 알기 때문에 이번 회단을 북에 제안하기 전에 미국에 충분히 통보를 하고 설명을 했을거라고 보지만 미국은 표면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근본적인 불안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지금 초기단계니까 관망하고 있겠지만 남북한간에 관계가 진전이 되고 미국이 수용하지 못하는 범위까지 자체적으로 진척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미국이 북한을 통한 중국 압박이 어려움을 느끼며 못마땅해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미국이 북한을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지만 남북간의 대화 국면 조성을 통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교수는 "미국은 북한문제를 대중관계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문제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길들이고 중국 때리기를 본격화하겠다는게 미국의 계산인데 한국이 먼저 남북대화를 제안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미국입장에선 중국을 압박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미, 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북한문제를 두고 압박을 받던 중국은 한국이 먼저 대화를 통한 북한문제 해결카드를 내밀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졌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이러한 주변국들의 온도차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주변국들의 우려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분명한건 문재인 정부가 베를린 선언을 포함해 집권초기에 남북관계를 새로 잘 해보려는 일련이 계획과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북한 문제를 우리 중심으로 푸는 건 좋지만 그런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주변국들이 협조가 필요하니 충분한 정제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걸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미 백악관 션 스파이서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한국 정부의 남북대화 제안에 관한 미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 나온 말이니, 한국에 다시 돌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것이다. 백악관의 이런 반응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제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우회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뉴욕을 방문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한국이 북한에 요청한 내용이 확실치 않고, 제3국간의 일이기 때문에 코멘트를 삼간다"라면서도 "그러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지금은 압력을 가할 때라는 것을 정상간에 확인했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환영의 뜻을 적극 밝혔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루캉(陸慷)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 정부는 남북 양측이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양측의 근본적인 이익에 부합되고 한반도 정세 완화에도 도움이 되며 지역 평화와 안정과 안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일중의 반응 차이는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대북기조에 대한 부담의 차이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나가는 기조다. 때문에 한국정부가 대화국면을 조성함에 따라 제재·압박의 효과가 덜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일본은 북한을 압박해 더 이상 어떤 미사일이나 핵도발을 못하게 하려는데 한국이 남북군사회담이나 적십자회담으로 대화모드를 조성하면 압박의 강도나 효과나 강도가 준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또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라는 일종의 탈출구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있다.때문에 미,일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약화된다고 보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미국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 과거 진보정권과 미국과의 관계 재연에 대해 우려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한미관계가 대북정책으로 엇박자를 내면서 한미동맹의 불안함을 걱정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한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내에는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며 "지난번 진보정부와 미국과의 관계처럼 대북정책으로 한미관계가 분열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다. 물론 한국이 그런점을 알기 때문에 이번 회단을 북에 제안하기 전에 미국에 충분히 통보를 하고 설명을 했을거라고 보지만 미국은 표면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근본적인 불안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지금 초기단계니까 관망하고 있겠지만 남북한간에 관계가 진전이 되고 미국이 수용하지 못하는 범위까지 자체적으로 진척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미국이 북한을 통한 중국 압박이 어려움을 느끼며 못마땅해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미국이 북한을 중국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지만 남북간의 대화 국면 조성을 통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교수는 "미국은 북한문제를 대중관계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문제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길들이고 중국 때리기를 본격화하겠다는게 미국의 계산인데 한국이 먼저 남북대화를 제안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미국입장에선 중국을 압박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미, 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북한문제를 두고 압박을 받던 중국은 한국이 먼저 대화를 통한 북한문제 해결카드를 내밀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졌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이러한 주변국들의 온도차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주변국들의 우려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분명한건 문재인 정부가 베를린 선언을 포함해 집권초기에 남북관계를 새로 잘 해보려는 일련이 계획과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북한 문제를 우리 중심으로 푸는 건 좋지만 그런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주변국들이 협조가 필요하니 충분한 정제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걸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