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연설 팩트체크해보니···곳곳 '사실 왜곡'

기사등록 2017/06/02 11:51:22

최종수정 2017/06/07 20:22: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2017.06.02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2017.06.02
의도적으로 사실 왜곡 또는 필요한 부분만 언급 논란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지만, 그가 언급한 탈퇴 이유들 중 상당수가 사실이 아니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이날 지적했다.

 곳곳에서 상당히 의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한 부분만 언급하거나 사실을 왜곡시킨 것으로 보인다.

 ◇재협상 불가능한데도 "재협상 할 것"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우리는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다. 그러나 협상을 시작할 것이고, 그것이 공평한 거래를 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안한 공약들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 있고, 그것은 파리협정 하에서 기술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파리협정에는 아예 재협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이미 세계 지도자들도 파리협정 전체에 대한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 중국과 인도 화력발전소 사실과 달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수백개의 추가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다. 협정에 따르면 우리는 그 화력발전소들을 지을 수 없지만, (중국은)그렇게 할 수 있다. 인도는 2020년쯤 석탄 생산량을 두배로 늘리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이 발언 역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파리협정은 구속력이 없고, 나라마다 자국의 목표를 세운다. 협정 어디에도 미국은 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는데 중국이나 인도는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수있게도 허용하는 조항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WP는 정확한 사실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천연가스가 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올해 100개 이상의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게리 콘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위원장도 최근 기자들에게 “석탄은 더 이상 공급 원료로서 타당성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는 천연가스는 보다 청정한 연료로서 우리가 주요 수출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파리협정 경제 악영향 편파적 보고서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 국가경제연구협의회(NERA)에 따르면 파리협정의 준수와 부담스러운 에너지 규제는 미국에서 2025년쯤 270만개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 수 있다. 제조업에서만 44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의 적인 미 상공회의소에 의해 설립된 NERA 연구 결과를 말한 것이다. 따라서 연구 결과는 편견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대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익들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NERA도 각주에서 이 연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에 따라 발생하는) 잠재적인 이익들은 고려하지 않는다···장기적으로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모델들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파리협정으로 2040년 정도에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3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3조 달러는 전체 GDP의 6%에 불과하고, 청정에너지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 기후변화 보고서 의도 왜곡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을 완전히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0.2도 밖에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것을 생각하면 지구 온도 감소는 210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작고, 작은 양”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지난 2015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연구 결과다. 그러나 이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존 레일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0.2도가 “작고, 작은 양”이라고 규정하면서 그것을 추구할 가치가 없다고 한 것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리협정의 일환으로, 국가들은 오는 2030년까지 당초 약속을 초과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보고서의 의도는 파리협정은 아주 작은 단계에 불과하고, 기후변화를 위해서는 파리협정보다 더 확대된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녹색기금에 대해서도 '거짓말'

 트럼프 대통령은 “녹색 기금는 이미 10억달러 이상 낸 미국에게 수백억달러를 지급할 것을 강요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 어떤 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개발도상국 등 전 세계 43개 국가들이 유엔의 녹색기후기금(GCF)에는 돈을 낼 것을 약속했다. 목표액인 약 100억 달러 중 올해 5월 현재 30억 달러 정도가 모였다. 이중 미국은 약속한 30억 달러 중에서 10억 달러를 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연설 팩트체크해보니···곳곳 '사실 왜곡'

기사등록 2017/06/02 11:51:22 최초수정 2017/06/07 20:22:27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