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목포=뉴시스】배동민 기자 =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의 시간 동안 팽목항에는 수많은 이름이 붙여졌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 '통곡의 항구' '기다림의 항구' '위로의 항구'.
팽목항의 또 다른 이름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그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밤 팽목항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경기도 안산에서 급히 내려온 부모들의 분노로 가득 찼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입히려고 준비한 두꺼운 옷은 대부분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전원 구조', 언론의 오보가 만든 분노는 진도, 대한민국을 덮었다. 정부 브리핑을 믿고 그대로 받아 적어 내보냈던 언론, 무능한 해경과 정부 부처 곳곳으로 분노가 향했다.
분노로 넘쳤던 팽목항은 그 해 가을까지 통곡의 바다였다.
295구의 시신이 팽목항을 거쳐 뭍으로 올라올 때마다 비명이 울렸다. 하늘도 슬픈지 내내 비가 왔다.
유족들의 오열 속에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혹시 내가 마지막에 남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커져갔다.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그해 11월11일 미수습자 가족의 '수색 중단 요구'로 209일간의 세월호 수색이 중단됐다. 그 후 3년이 흘렀고 미수습자 9명의 숫자는 줄지 않았다.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날 수 없었다. "손을 잡고 집으로 가자", 팽목항은 9명 미수습자의 귀환과 진실 규명을 기원하는 위로와 기다림의 항구로 바뀌었다.
그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세월호는 바다에 가라앉은 지 1073일 만인 지난달 23일 드디어 물 위로 올라왔다.
팽목항 방파제에는 지난 3년간의 기억과 기록이 새겨졌다.
방파제 입구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그 날'의 일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들이 모여 만들어진 '세월호 기억의 벽'이 있다.
4656장의 타일에 전국 26개 지역 어린이와 어른들이 글과 그림을 새겨 만들었다.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기억의 벽을 보며 당시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다.
팽목항의 또 다른 이름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그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밤 팽목항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경기도 안산에서 급히 내려온 부모들의 분노로 가득 찼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입히려고 준비한 두꺼운 옷은 대부분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전원 구조', 언론의 오보가 만든 분노는 진도, 대한민국을 덮었다. 정부 브리핑을 믿고 그대로 받아 적어 내보냈던 언론, 무능한 해경과 정부 부처 곳곳으로 분노가 향했다.
분노로 넘쳤던 팽목항은 그 해 가을까지 통곡의 바다였다.
295구의 시신이 팽목항을 거쳐 뭍으로 올라올 때마다 비명이 울렸다. 하늘도 슬픈지 내내 비가 왔다.
유족들의 오열 속에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 '혹시 내가 마지막에 남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커져갔다.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그해 11월11일 미수습자 가족의 '수색 중단 요구'로 209일간의 세월호 수색이 중단됐다. 그 후 3년이 흘렀고 미수습자 9명의 숫자는 줄지 않았다.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날 수 없었다. "손을 잡고 집으로 가자", 팽목항은 9명 미수습자의 귀환과 진실 규명을 기원하는 위로와 기다림의 항구로 바뀌었다.
그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세월호는 바다에 가라앉은 지 1073일 만인 지난달 23일 드디어 물 위로 올라왔다.
팽목항 방파제에는 지난 3년간의 기억과 기록이 새겨졌다.
방파제 입구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그 날'의 일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들이 모여 만들어진 '세월호 기억의 벽'이 있다.
4656장의 타일에 전국 26개 지역 어린이와 어른들이 글과 그림을 새겨 만들었다.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기억의 벽을 보며 당시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다.
그 옆에는 '기다림의 의자'라고 적힌 벤치와 노란 리본을 형사화한 대형 조형물이 있다. 맞은편에는 미수습자 9명의 사연이 담긴, '이제 그만 집에 가자'며 가족들이 내걸어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방파제 끝에는 빨간 색으로 만들어진 '기다림의 등대'와 '하늘나라 우체통'이 있다. '기억하라 416' 글자가 새겨진 부표 모양의 구조물도 있다.
이 모든 기록물은 참사의 아픔을 기억으로 새기기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다. 팽목항이 '눈물·통곡·기다림·기억·위로의 항구'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된 이유다.
팽목항의 기록들은 앞으로 지어질 국민해양안전관 추모시설로 옮겨져 영구 보존된다.
국비 270억원을 들여 팽목항에서 500여m 떨어진 서망 해변 뒤 야산에 건립될 국민해양안전관은 내년 초 착공, 2019년 상반기까지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팽목항은 세월호 참사 추모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을 잃게 되지만 그 곳에 새겨졌던 참사의 아픔과 교훈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항구는 또 있다. 상처 난 세월호를 안아 올린 목포신항만.
'또 다른 팽목항'으로 불리게 된 이곳은 304명의 얼굴을 담은 노란리본의 완성을 기다리는 공간이 됐다.
철재 울타리에 걸린 수만 개의 노란 리본에는 '침몰 원인이 밝혀져 책임자가 처벌받는 날까지 함께하겠다' '기다리는 가족에게 꽃처럼, 별처럼 돌아와달라'는 바람이 담겼다.
세월호를 볼 수 있는 울타리 곳곳에는 미수습자 9명의 얼굴 사진이 이름과 함께 걸려 있다. '엄마 나가고 싶어요, 제발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세월호 선체 조형물 안에는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이 들어있다.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날, 목포신항에서 비로소 희생자 304명의 얼굴이 모두 담긴 노란 리본이 완성된다.
하지만 영구 보존될 팽목항의 기록과 달리 목포신항만을 물들인 노란 리본은 어떻게 처리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목포신항만이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이다.
목포신항만 한 관계자는 "어느 시점이 되면 울타리에 걸린 노란 리본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그대로 존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파제 끝에는 빨간 색으로 만들어진 '기다림의 등대'와 '하늘나라 우체통'이 있다. '기억하라 416' 글자가 새겨진 부표 모양의 구조물도 있다.
이 모든 기록물은 참사의 아픔을 기억으로 새기기 위한 노력의 흔적들이다. 팽목항이 '눈물·통곡·기다림·기억·위로의 항구'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된 이유다.
팽목항의 기록들은 앞으로 지어질 국민해양안전관 추모시설로 옮겨져 영구 보존된다.
국비 270억원을 들여 팽목항에서 500여m 떨어진 서망 해변 뒤 야산에 건립될 국민해양안전관은 내년 초 착공, 2019년 상반기까지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팽목항은 세월호 참사 추모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을 잃게 되지만 그 곳에 새겨졌던 참사의 아픔과 교훈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항구는 또 있다. 상처 난 세월호를 안아 올린 목포신항만.
'또 다른 팽목항'으로 불리게 된 이곳은 304명의 얼굴을 담은 노란리본의 완성을 기다리는 공간이 됐다.
철재 울타리에 걸린 수만 개의 노란 리본에는 '침몰 원인이 밝혀져 책임자가 처벌받는 날까지 함께하겠다' '기다리는 가족에게 꽃처럼, 별처럼 돌아와달라'는 바람이 담겼다.
세월호를 볼 수 있는 울타리 곳곳에는 미수습자 9명의 얼굴 사진이 이름과 함께 걸려 있다. '엄마 나가고 싶어요, 제발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세월호 선체 조형물 안에는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이 들어있다.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날, 목포신항에서 비로소 희생자 304명의 얼굴이 모두 담긴 노란 리본이 완성된다.
하지만 영구 보존될 팽목항의 기록과 달리 목포신항만을 물들인 노란 리본은 어떻게 처리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목포신항만이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이다.
목포신항만 한 관계자는 "어느 시점이 되면 울타리에 걸린 노란 리본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그대로 존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목포신항만의 기록들도 팽목항의 그것처럼 영구적으로 보존해, 304명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진도에서 온 이길숙(50·여)씨는 "팽목항과 목포신항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만든 아픔이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최소한의 다짐, 약속인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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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에서 온 이길숙(50·여)씨는 "팽목항과 목포신항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만든 아픔이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최소한의 다짐, 약속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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