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 대통령,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오리무중'
우병우 前 수석,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흐지부지'
해경, VIP 보고 동영상 촬영…구조 '골든타임' 놓쳤나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맹골수도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1091일 만에 뭍으로 올라오면서 참사 책임자 규명과 처벌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온 국민을 실의에 빠뜨린 대형 참사임에도 책임자에 대한 별다른 처벌이 없이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수사당국의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제라도 참사 책임자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와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직후 정부의 미숙한 실종사 구조 과정과 대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고 체계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우병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은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 있다.
책임자 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수사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과 우 전 수석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달 6일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 행적과 관련해 "세월호 침몰 당일이나 전날에 비선 진료나 시술을 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참사 책임자 규명과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소극적 구조와 총체적 무능으로 조직 해체라는 오명을 남긴 구조 책임자 해경과 진도 관제 센터장, 해양항만청 간부들에 대한 처벌은 미흡했다.
승객의 퇴선 유도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당시 해경 123정 김경일 정장에 대해서만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해체 이후 국민안전처 산하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자리를 바꿨지만, 해경 책임자들은 줄줄이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 진도 관제 센터장과 해양항만청 간부들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당시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해경이 대통령 보고용 동영상을 촬영하느라 정작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의혹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 의혹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당시 보고 체계에 이름을 올린 해경 간부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난 이준선 선장과 선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참사 당시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배를 버리고 '속옷 탈출'을 감행한 이 선장은 지난 2015년 11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익사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퇴선 조치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둔 채 먼저 배에서 내린 것은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이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했다.
우병우 前 수석,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흐지부지'
해경, VIP 보고 동영상 촬영…구조 '골든타임' 놓쳤나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맹골수도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1091일 만에 뭍으로 올라오면서 참사 책임자 규명과 처벌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온 국민을 실의에 빠뜨린 대형 참사임에도 책임자에 대한 별다른 처벌이 없이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수사당국의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제라도 참사 책임자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와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직후 정부의 미숙한 실종사 구조 과정과 대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고 체계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과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우병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은 여전히 수면 아래 잠겨 있다.
책임자 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수사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부상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과 우 전 수석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달 6일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 행적과 관련해 "세월호 침몰 당일이나 전날에 비선 진료나 시술을 받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참사 책임자 규명과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소극적 구조와 총체적 무능으로 조직 해체라는 오명을 남긴 구조 책임자 해경과 진도 관제 센터장, 해양항만청 간부들에 대한 처벌은 미흡했다.
승객의 퇴선 유도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당시 해경 123정 김경일 정장에 대해서만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해체 이후 국민안전처 산하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자리를 바꿨지만, 해경 책임자들은 줄줄이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 진도 관제 센터장과 해양항만청 간부들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당시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해경이 대통령 보고용 동영상을 촬영하느라 정작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의혹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 의혹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당시 보고 체계에 이름을 올린 해경 간부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객과 배를 버리고 달아난 이준선 선장과 선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참사 당시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배를 버리고 '속옷 탈출'을 감행한 이 선장은 지난 2015년 11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익사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퇴선 조치를 하지 않고, 내버려 둔 채 먼저 배에서 내린 것은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이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이 선장과 함께 구조선에 올라탄 선원들에게도 중형을 선고했다. 1등 항해사 강모(45)씨와 2등 항해사 김모(54)씨, 기관장 박모(57)씨에게 유기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강씨는 징역 12년, 김씨는 7년, 박씨는 10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숨진 채 발견됐고, 그 가족들은 대부분 해외 도피 중이다.
참사 발생 석 달 만에 도피를 거듭한 유 전 회장은 순천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남 유대균씨는 지난 2015년 10월 대법원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 2년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법원은 그에게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으로 7576만원을 정부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정부가 유씨에게 청구한 35억4000만원에 비하면 턱없는 액수다.
또 장녀 유섬나씨는 아직까지 프랑스에 머물면서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고 있고, 차남 유혁기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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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숨진 채 발견됐고, 그 가족들은 대부분 해외 도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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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녀 유섬나씨는 아직까지 프랑스에 머물면서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고 있고, 차남 유혁기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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