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아들아, 아들아" 세월호 미수습자 노모의 눈물

기사등록 2017/03/23 13:45:04

최종수정 2017/03/23 13:45:05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진도 앞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가 3년만에 물 위로 떠오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앞에서 미수습된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어머니(84)가 아들 사진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2017.03.23.   guggy@newsis.com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진도 앞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가 3년만에 물 위로 떠오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앞에서 미수습된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어머니(84)가 아들 사진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2017.03.23.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아들아, 아들아, 엄마가 온 줄도 모르고."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옆. 여든이 넘은 노모가 분향소 밖에 걸려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사진 앞에서 오열했다.

 세월의 무게만큼 주름진 노모의 손이 머문 곳은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사진.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지켰던 양씨는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양씨의 노모(84)는 세월호 선체가 물 위로 떠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아들과 함께 팽목항으로 다급히 내려왔다.

 '드디어 아들을 만난다'는 기대도 잠시, 아들의 사진을 본 어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아들아, 엄마가 온 줄도 모르고 거기서 뭐하느냐", 양씨의 어머니는 울음을 토해내며 아들의 사진을 만지고 또 만졌다.

 건강을 걱정한 작은 아들이 손을 잡아 겨우 일으켜 쉼터로 모셨지만, 노모는 연신 뒤를 돌아보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양씨의 남동생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러신다"며 "우실 때는 가만히 지켜봐 드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팽목항 등대까지 이어지는 방파제를 둘러본 노모는 미수습자들이 머물고 있는 쉼터로 돌아와 다시 아들의 사진 앞에 섰다.

 그는 아들의 사진을 만지며 "이번에는 꼭 나와서 엄마 품에 안겨야해. 나와서 꼭 엄마도, 동생도 만나자.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이내 아들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듯 "그 동안 살면서 고생 많았지? 힘든 거 다 떨쳐버리고 가 있어. 어차피 (내가) 찾아갈게"라며 울먹였다.

 한참 동안 그렇게 아들과 대화를 나누던 양씨의 어머니는 취재진에게 "우리 아들이 제자들을 구하고 지키느라 세월호에서 나오지 못했다. 효자였다. 정말 착한 아들이었다. 이번에는 꼭 나와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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